국회의원과 청렴성. 국회의원과 전과자. 선거와 전과자

김덕만(정치학박사)/청렴윤리연구원장,전 국민권익위원회 대변인

왜 이리 전과자가 많은가.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집계한 21대 국회의원 선거 후보자들의 전과기록을 보면 1천1백18명의 등록 후보 중 36.5%가 전과자다. 열 명 중 거의 네 명 꼴이다. 전과자 수는 더불어민주당이 98명으로 가장 많고 국가혁명배당금당 79명, 미래통합당 60명, 민중당 38명, 정의당 37명 등의 순이다. 전과 죄명을 보면 살인, 폭력, 사기 등 강력범죄 전과자는 물론이고 음주운전 성폭력 등 참으로 죄명을 거론하기조차 무서운 범죄자들이 많다.

제주도의 경우 갑·제주시 을·서귀포시 선거구 후보자 21명 가운데 범죄경력이 있는 후보는 모두 7명이다. 3명 중 1명꼴로 전과자인 셈이다. 선거구별로 보면 제주시 갑 선거구에서는 후보 9명 가운데 4명이 전과자다. 제주시 을 선거구에서는 후보 7명 중 2명이 각각 전과 5범, 전과 7범이다.

서귀포시 선거구에서는 후보 4명 중 1명이 전과자다. 제주도의회 의원 재·보궐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후보들의 전과도 만만찮다. 서귀포시 동홍동 선거구에서는 후보 5명 중 3명에게 범죄전력이 있다. 무소속 ㄱ 모 후보의 경우 전과 9범이다.

정치집단이 가장 부패하다는 지적은 새로운 얘기가 아니다. 한국대학신문이 2000 여명 대학생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85%가 가장 부패한 집단으로 정치인을 꼽고 있다. 비판적인 유권자들은 ‘정치인’이라는 말보다 ‘정치꾼’이란 단어를 자주 쓴다. ‘술판’ ‘난장판’ 등처럼 ‘정치판’이란 표현도 정치혐오적 발상에서 나오는 말이다.

유권자들은 이러한 전과기록을 어떻게 알 수 있을까. 간단하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에서 볼 수 있고 선거 때마다 가가호호 배달되는 선거공보물에도 실려 있다. 이같은 전과기록은 선관위에 제출한 경찰청 발행 ‘범죄경력조회서’에 근거한다. 대통령 국회의원 교육감 지방자치단체장 광역의원 기초의원 등 모든 선거 입후보자들은 이 주황색으로 된 선관위에 범죄경력조회서를 제출토록 되어 있으며 유권자들은 선관위에 개방된 이 문서를 통해 후보자의 범죄경력을 알게 된다.

유권자들은 우선 투표 전에 자기 지역구 후보에 대해 꼭 이 전과기록을 살펴보고 판단할 것을 제안한다. 정치권의 진영논리에 갇혀 내편이라고 무조건 투표를 하면 정치 수준이 높아지지 않는다.

다음으로 지역유권자들의 평판도를 통해 도덕성과 청렴성을 알아본다. 특히 성장과정 학창시절 직장생활 봉사활동 등에서 이웃간에 여론을 들어보면 어느 정도 자질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후보자의 부패척결 의지와 실천력도 선택 기준이다. 선거 때마다 캠프에는 과거 부도덕한 전력이 있거나 흠결있는 자들이 차기 선출직에 도전하기 위해 눈도장을 찍으러 다니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이권 및 인사개입 목적으로 후보자에 기대어 호가호위하는 토호세력들도 꽤 보인다. 선거캠프 봉사자들도 평판도가 좋고 덕망있는 이들이 활동해야 신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다.

끝으로 선거 후유증을 막기 위해 선거법 등 사회통념에 벗어나는 행위를 감시하자. 선출직 지도자들이 나중에 각종 법위반으로 당선무효는 물론이고 옥살이를 하는 경우가 적지 않다. 여기에는 번번이 선거캠프 참모와 보좌진들의 사건 사고에 휘말려 자리를 박탈당하는 경우가 있다.

다산 정약용선생이 항상 강조했듯이 공직자의 중요한 기본 덕목은 도덕성과 청렴성이다. 21대 국회의원선거는 과거 어느 선거보다도 깨끗한 인물들이 선발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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