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 입점이 확정된 것처럼 여론몰이 꼼수 “야비해”
신세계 제주 입점은 거대자본 제동없는 진출로 이어질 것

신세계그룹 제주 면세점 사업 진출에 지역사회 반발이 커지고 있다.

도의원, 소상공인, 교통혼잡을 우려하는 지역주민들은 “교통영향평가 심의를 조건부 통과하자마자 벌써부터 면세점 입점이 확정된 것처럼 여론몰이에 나서고 있다”며 “전국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 없는 신규 면세점 사전 공고에 앞서 특정기업의 입점을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를 조장하고 있다”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 신세계 제주 면세점 진출에는 경관․건축심의가 남아있는 상태다.

제주도의회 양영식 의원(더불어민주당, 제주시 연동갑)은 지난 24일 열린 제380회 임시회 제2차 본회의에 “신세계그룹은 그동안 전통시장과 소상공인 상권을 초토화 한 제주지역 최초의 대형 체인마트 ‘이마트’를 비롯해 제주지역의 생명수를 원료화 한 ‘제주소주’, 지역 카페와 커피숍을 잠식한 ‘스타벅스’에 이르기까지 제주지역에서 다양한 사업을 영위해오면서도 지역사회 공헌은 전무하다시피 했다”고 반대의 목소리를 냈다.

신세계 면세점까지 입점하게 된다면, 신제주권 반경 400m 이내에 대기업 면세점만 3개소가 된다. 게다가 도민의 혈세로 운영되던 제주관광공사의 시내면세점은 적자를 면치 못해 철수수순을 밟고 있는 상황에서 이익극대화에만 혈안이 되고 있는 대기업 운영 면세점의 신규진입을 또 손 놓고 바라봐야 하는 상황이다.

서귀포시 안덕면 제주신화월드에 있는 제주관광공사 시내면세점은 2017년 40억5300만원, 2018년 41억2100만원, 지난해 약 40억원 미만 적자를 내면서 올해 면세점 제품 재고소진이 끝나는 대로 철수할 예정이다.

양영식 의원은 “인천국제공항에서 기존 면세점 사업권을 지키지 못하면서 공항면세점보다 상대적으로 수익성이 높은 제주의 시내면세점 특허를 얻는데 사활을 걸고 있다는 얘기들이 흘러나오고 있다. 하지만 진행과정을 보면, 과연 신세계그룹이 국내 유통업을 대표하는 굴지의 대기업이 맞는지, 제주도민과 동반성장 의지를 가진 파트너로서 면모를 갖추고 있는지 그 신뢰성에 의문을 갖게 한다”며 “대기업의 실체는 뒤로 숨긴 듯 모 교육재단을 내세우는가 하면, 도민사회의 반발을 우려해 뒤늦게야 주차장 부지확보, 주차장과 면세점 예정부지 간 도로확장을 제안하는 등 사후약방문식의 교통영향평가 심의를 통과했다”고 날을 세웠다.

이어 양 의원은 “더군다나 신규 대기업 면세점 개설을 위해서는 관세청 산하 보세판매장 특허 심사위원회의 특허공고가 우선 이루어져야 하는데, 제주는 지난해 소상공인의 반발로 신규특허 공고가 무효화된 이후 공고가 없는 상황에도 불구하고 신세계는 대대적인 언론 보도를 통해 면세점 진출을 선언했다”고 밝혔다.

또한 “특허공고 무산시 수십억원의 위약금 배상이라는 내용도 외부로 흘려 특허를 위한 여론몰이는 물론 각종 행정절차과정의 압박용은 아닌지 의구심이 들 정도”라고 맹비난 했다.

양 의원은 “지난해 5월 기획재정부가 대기업 신규 특허요건을 완화하면서 국내 대기업과 해외자본을 앞세운 다국적 기업의 제주시장 진출 러쉬가 항상 열려있는 상황”이라며 “결국 신세계 면세점이 제주시장 진출에 성공한다면 이를 전철삼아 다른 대기업과 해외 자본의 제동없는 제주시장 진출로 이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면세점의 특허권은 중앙정부가 가지고 있다. 이를 허가해 준다면 제주도는 이를 제어할 장치가 없다”며 “이대로 각종 행정절차가 통과된다면 교통혼잡, 상권피해, 주민상생방안 미흡, 이익의 역외유출 등 도는 제동장치마저 잃게 된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그러면서 “면세점 매출은 6조5000억원의 관광수입의 30%에 달하고 있지만 대기업 운영 면세점의 신규허가는 그대로 관광수입의 역외유출을 가속화할 뿐”이라며 “과연 도내 영세 소상공인과 대기업 면세점간 공존과 상생모델은 있는 것인지, 제주관광의 병폐인 저가관광과 송객수수료 등 시장왜곡이 아닌 다국적 해외관광객 적극 유치를 통한 관광 시너지 효과 창출방안은 있는지, 일정 수준 이상의 제주출신 인재채용은 되는 것인지, 면세점 매출의 지역이익 환원 확대와 제도개선의 공동 노력 등 만약 없다면 과감한 제동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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