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 제주용암수 300톤 허용…판매는 가정 배달과 B2B판매로 잠정 수용
오리온,해외진출 속도 “국내 가정배송 서비스 집중, 프리미엄 전략 극대화”

오리온제주용암수 공장 전경 사진

제주용암수를 국내에 판매하고 있는 오리온에게 국내판매 허용하지 않겠다고 강경한 입장을 보였던 제주도가 오리온측이 제시한 용암해수 공급 요청안을 잠정 수용하기로 하면서 갈등은 일단락 됐다.

제주도는 오리온 제주용암수의 국내 판매 물량을 하루 300톤으로 제한하도록 하는 선에서 오리온측이 제시한 용암해수 공급 요청안을 잠정 수용하기로 했다.

제주도는 30일 오전 브리핑을 갖고 지난해 12월부터 진행해온 오리온 제주용암수와의 용암해수 공급 관련 협의 결과를 발표했다.

앞서 오리온측은 수차례 협의 과정에서 판매량 제한 없는 온라인 전용마켓 대상 한정 판매, 국내 판매용 하루 600톤 이상 허용’ 등 안을 제시해왔다.

제주용암수 판매는 국내에서는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및 홈페이지 주문을 통한 온라인 가정배송 서비스, B2B(기업 간 거래) 판매, 면세점 등으로 한정된다.

이에 따라 국내용은 잠정 협의안대로 300톤으로 제한하되, 수출을 위한 물량 공급은 가능 범위내에서 충분히 공급한다는 방침이다.

박근수 제주도 환경보전국장은 "용암해수 공급과 관련해 오리온 제주용함수가 입장 차에 다른 이견이 있었지만 제주의 자원을 활용해 기업 활동을 하는 측과 제주의 공공자원의 보존과 활용 등 두가지 측면을 모두 고려해 상생발전 위한 하나의 과정으로 판단했다"고 합의 배경을 설명했다.

그러면서 박 국장은 "세부적인 계약조건 및 발생수익의 제주사회 환원에 관한 사항에 대해서는 별도의 협약 체결 등을 추진할 계획이며, 앞으로 오리온과 협의안을 바탕으로 한 최종계약을 협의해 나갈 예정"이라고 덧붙혔다.

화산섬인 제주 자원 중의 하나인 용암해수는 바닷물이 화산암반층에 의해 자연 여과돼 땅속으로 스며든 물이다.

식수원으로 이용되는 담수 지하수의 경우 자원 고갈의 우려가 있지만, 용암해수는 상대적으로 자원 고갈 우려가 적다. 그렇지만 용암해수가 지하수보다 자원이 풍부하더라도 막대한 양을 쓰다보면 고갈할 우려가 있다면서 용암해수 역시 공공재 개념으로 관리하고 있다.

이 같은 이유를 들어 제주도는 오리온의 제주용암수 판매를 국외 판매한 가능하다는 입장을 고수해왔던 것이다.

또 오리온 제주용암수가 지방공기업인 제주도개발공사의 제주삼다수와 생수시장에서 경쟁할 수도 있다는 점을 우려했다.

국외 판매를 강경하게 고수하던 제주도가 상생카드를 꺼내든 것은 제주도가 한 발 물러선 것으로 보여진다. 이는 제주도의 기존 입장과는 달리 이번에 잠정 수용된 협의안은 결국 오리온의 요구를 대부분 인정하는 셈이다.

이유인 즉 현재 제주용함해수산업단지에서는 용암해수를 1일 1만톤을 취수하고 있으며, 오리온은 현재 제주테크노파크로부터 임시로 사용 허가를 받아 하루 300~350톤의 제주 용암수를 생산할 수 있는 1천톤의 용암해수를 공급받고 있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제주도 일각에서는 "이번 제주도의 결정은 제주도의 물을 이용한 최초의 경쟁자가 생긴 것"이라며 "만약에 다른 사업자가 같은 방식을 고수하면 진출하겠다고 하면 이를 막을 수 있는 방법이 있겠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잠정 합의가 이루어지자 오리온측은 그동안 멈춰있었던 해외진출에 속도를 내고 있다.

중국 오프라인 채널 판매와 함께 상반기 중으로 루이싱 커피 입점도 진행하고, 베트남은 하반기로 예정했던 수출 계획을 2분기로 최대한 앞당겨 대형마트, 편의점 등의 채널을 우선 공략한다는 방침이다.

또 국내외 판매 이익의 20%를 제주도에 환원하고 제주도의 경제 발전과 청정 자연 보존을 위한 지역공헌활동에도 적극 앞장설 계획이다.

제주도의 균형발전과 노인복지, 용암해수산업지가 위치한 구좌읍 지역의 주민발전을 위해 사용할 계획이다.

특히 ‘구좌사랑 희망드림사업’과 ‘성산희망동행’ 사업에 각각 3년간 3억 원을 후원하고 있으며, 제주도 연구와 제주학 진흥을 위해 사단법인 제주학회에 10년간 총 5억원을 지원한다.

이 외에도 향후 지역사회 지원활동을 더욱 확대하고, 해양 환경 보호기금 조성 등을 통해 해양 환경 보호 활동에도 박차를 가할 전망이다.

오리온 관계자는 "국내 프리미엄 브랜드 이미지를 기반으로 오리온 제주용암수를 세계적 브랜드로 키워나갈 것"이라며 "오리온 제주용암수가 진출하는 국가에 제주도의 청정 자연을 알리고, 수출량 증대에 따른 일자리 창출, 세수 증가 등 지역 경제 발전 및 적극적인 지역공헌활동을 통해 제주도와 상생 발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오리온은 지난 2016년 제주토착기업인 ‘제주용암수’를 인수하고, 1천200억원을 투자해 공장을 설립하고 지난해 12월부터는 국내 온라인 판매을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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