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적학생 39명 중, 서울대,한예종,홍익대 등 서울지역 상위권 대학 합격자 배출
특색있는 교육과정 운영 4가지 혁신 시도…교육의 대상이 아닌 미래예술가 양성에 초점

애월고등학교가 타지역의 예술고에서도 거두기 어려운 성과를 이뤘다, 특히 이번 성과는 기존 학교의 부정적인 이미지를 극복하고 고정관념을 깨고 이뤄낸 성과라서 더욱 관심이 집중된다.

애월고등학교는 26일 오전 제주도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애월고등학교의 제주형 특수목적고등학교 모델 창출을 통한 성과를 설명했다.

애월고등학교(교장 김형준)는 타 지역 미술 특수목적고에 비해 뒤늦게 출발했고, 그동업 상업계열 고등학교라는 점에서 미술고 성공 여부가 우려되는 상황이였다. 이에 애월고는 아이들을 교육의 대상이 아닌 미래의 예술가 양성에 초점을 맞추어 교육했다.

그 결과 애월고등학교는 2020년 대학진학 결과 수시전형에서 재적학생 39명 중 서울대1명, 홍익대 5명, 한예종 2명, 이화여대 1명, 경희대 1명, 덕성여대 1명, 성신여대 1명, 중앙대 2명, 단국대 3명 등 서울지역 상위권 대학에 다수의 합격자를 배출했다.

이번 합격과 관련 애월고 오건일 부장교사는 "최선을 다해 성공해야 겠다는 신념으로 열심히 지도했고, 특히 학생들의 성취욕이 뛰어났다. 좋은 학생들을 만났기 때문에 이 같은 결과가 있었고 우리 학생들이 지도교사와 함께 200%의 능력을 발휘했기때문"이라며 성과를 학생들의 노력으로 돌렸다.

애월고등학교는 기존 미술학교에 비해 늦게 출발한 상황이라 이미 운영되는 형식을 그대로 답습한다는 경쟁력이 없다고 판단했다.

이에 애월고등학교만의 특색 있는 네가지 방향을 설정하고 교육과정 혁신을 꾀했다.

애월고등학교 드로잉 수업

가장 먼저 타 미술고등학교와는 달리 실기 없는 미술과 학생을 선발하는 획기적인 시도를 했다 실기를 없앤 것은 마치 사교육을 조장하는 것처럼 보이면 안된다고 생각해 실기시험을 치르지 않았다. 대신 면접을 통해 아이들이 미술에 대한 열정과 창의능력, 그리고 무엇보다 인생을 미술에 걸겠다는 강한 의지가 있는 학생들을 선택했다.

오건일 부장교사는 "중학교 학생들을 관심있게 살펴봐 좋은 학생들을 소개해 달라고 부탁했다. 실기시험을 치르지 않아도 우수한 학생들이 선발됐다"며 "아이들이 좋지 않은 습관들들 없어 교육활동에 대한 집중도가 뛰어나 실력향상에 도움이 됐다"고 설명했다.

두번째는 아이들을 교육의 대상이 아닌 미래의 예술가로 인정하고 교육을 진행했다. 미술과의 모든학생들이 주도적으로 활동할 수 있도록 토대를 마련했다. 연중 독서토론을 교육을 활성화해 각종 전시회나 자율동아리 프로젝트와 창의 융합형 활동을 이끌어 냈다.

애월고등학교 자율동아리 활동

오 부장은 "학교 미술전인 창송전때 오프닝이 길게는 2시간이 걸린다. 이유는 학생들 한명 한명에게 작가의 변처럼 작품에 대한 컨셉 기법 등을 발표하는 시간을 갖기 때문"이라며 "학생들이 작품을 준비하기 위해 컨셉을 길게는 3~4개월이 걸리는데 이는 정답을 스스로 찾아갈 수 있게 만들기 위함"이라고 설명했다.

다시말해 애월고는 입시위주의 수업이 아니라 학생들을 창의력개발에 포인트를 맞춘것이다. 결국은 이 같은 노력이 오늘의 결과를 있게한 것이다.

세번째로 미술과가 성공할 수밖에 없는 핵심전략을 마련해 실천했다. 먼저 중학교 미술교사들의 진로상담 활동으로 우수한 학생을 유치하고, 교사는 기획·운영 및 학교생활기록부 전문가, 미술실기강사는 입시지도 전문가를 영입해 최고의 미술 실습환경을 조성했다.

애월고등학교 조소실기 수업

또 전문적인 특강을 통해 간접경험을 하기 위해 주한프로랑스대사, 진중권 교수, 웹툰작가 등 을 초청 강연도 진행하고, 전국대회에 연 2~3회 참가할 수 있는 기회를 마련했다.

특히 사교육을 능가하는 미술 방과후학교를 편성 운영했다.

이처럼 애월고등학교는 성공이 어려울 것라는 고정관념을 탈피하기 위해 이를 극복하기 위해 끊임없는 노력을 했다. 그 결과 애월고등학교는 대학 진학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편견을 극복했다.이번에 홍익대에 합격한 김정민(조소과)학생은 "수업이 끝나고 저녁 9시까지 운영하는 방과후미술학교가 있기 때문에 개인적으로 미술학원을 다닐 필요가 없다"며 "강사 선생님들의 훌륭한 지도가 있었기에 좋은 학교에 진학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국예술종합학교에 합격한 김시원(서양화 전공) 학생은 "기존의 애월고가 성공할 것이라는 부정적 이미지와는 전혀 거리가 멀다"며 "학교 분위기가 전체적으로 자신의 생각을 표현하고 늘 학생들끼리 토론하는 개성이 존중되는 자유로운 학교"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시원 학생은 "고등학교 입학하면 입시에 대한 부담감이 굉장히 큰데 우리학교는 부담보다는 나를 알아가는 과정에 중점을 두고 수업이 이뤄진다"며 그 일환인 로테이션 프로그램의 장점을 꼽았다.

사진 왼쪽부터 김민혁(서울대 조소과 입학), 김정민(홍익대 조소과 입학)김시원(한국예술종합대 서양화과 입학)

애월고등학교 운영하고 있는 로테이션프로그램은 애월고에 입학한 학생들이 자신이 어떤 분야에 재능이 있는지 알아보고 선택하기 위해 1학년 1학기때 한국화, 서양화, 조소, 디자인 등 4개분야를 동시에 배우고 일정기간이 지나면 한 분야를 선택해 심도있는 학습이 이뤄진다. 최종선택은 2학년 1학때 결정된다.

오 부장교사는 "처음에 입학할때 학생들의 90%가 디자인을 선택을 한다 그런데 로테이션 프로그램을 경험하고 진로를 바꾸는 친구들도 많고, 조소의 경우는 잘 모르는 학생들이 많아 이 프로그램을 통해 배우고 몰랐던 분야에 관심을 갖고 선택을 하는 경우도 있다"고 답했다.

로테이션프로그램은 진로를 선택하기 위해서는 굉장이 좋은 프로그램으로 꼽히고 있다

시원 학생은 "실기를 잘하는 사람보다 시험문제에 대해 어떻게 창의적으로 접근하느냐가 중요한 것 같다"며 "이번 입시면접에서 자연을 표현하기 위해 환경이라던가 주변에 경험들을 솔직히 담는 진실한 그림을 그리고 싶었다는 답변에 면접관들이 좋은 점수를 준 것 같다"며 테크닉보다는 창의적 접근이 중요성을 강조했다.

시원 학생은 "대학에 입학해서 학생들의 각자의 개성을 직접 느끼고 그들의 특징을 공유해 보고 싶다"며 "그 생각으로 벌써부터 대학생활이 기대된다"며 설레임을 표했다.

서울대에 입학하는 김민혁(조소과)학생은 "강사 선생님들의 훌륭한 지도 덕분으로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다"며 "특히 강사 선생님들과 수많은 대화를 통해 정신적으로 성숙할 수 있었던 것이 가장 행복했다"며 강사 선생님들에 대하 고마움을 표했다.

사진 왼쪽에서 세번째 애월고등학교 김형준 교장선생님, 네번째 애월고등학교 오건일 부장교사.

애월고등학교는 많은 반대 여론에도 불구하고 미래를 내다보는 혜안과 교사들의 열정과 학생들의 잠재력이 결합해 빛을 발했다. 특히 미술과의 성공적 출발과 함께 일반과 학생들도 함께 성장할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됐다는 점에서 향후 더욱 발전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엿 볼 수 있다.

한편 애월고등학교 동양화, 서양화, 조소과, 디자인과 4개 과가 운영되며, 한 학년에 2학급씩 총 6개 학급 115명의 학생들이 재학중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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