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창남 의원 "우리가 언제 도민공론화 특별위원회 구성 결의안 검토했냐?
박원철 위원장 "1만명 넘는 도민들 서명한 공론화 청원 의결"

16일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는 행정사무감사 첫날부터 제주 제2공항 건설사업 공론화를 두고 의원들간에 격론이 벌어어지면서 한때 감사가 중단되기도 했다.

제주 제2공항 건설 사업과 관련 도민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제주도의회가 도민공론화 특별위원회를 구성하자는 결의안 때문에 오히려 제주도의원들간 내부 격론으로 한때 파행을 빚었다.

제주도의회 환경도시위원회(위원장 박원철)는 16일 행정사무감사 첫날부터 제주 제2공항 건설사업 공론화를 두고 의원들간 의견 대립으로 본격적인 질의도 시작하지 못한 채 시간을 보내야 했다.

이날 오전 10시부터 진행된 행정사무감사에서 시작한지 30분도 되지 않아 감사를 중단하는 사태가 벌어지기도 했다.

이는 김태석의장과 박원철 환경도시위원장이 공동발의한 '제2공항 건설 갈등 해소를 위한 도민 공론화 지원 특별위원회 구성 결의안'의 적절성을 놓고 격론이 벌어졌기 때문.

박원철 위원장이 행정사무감사에 돌입하는 인사말이 끝나자 안창남 의원(무소속, 삼양·봉개동)이 '제2공항 건설 갈등해소를 위한 도민공론화 지원 특별위원회 구성 결의안'을 두고곧바로 불편한 심기를 토했다.

안 의원은 "언제 우리가 검토했나. 의장과 위원장 둘이서만 논의하고 발의한 게 아니냐"며 "환경도시위원회는 도에 공론화를 위해 공동 노력하거나 종합 검토하는 것이 적절하다는 의견을 보냈었는데 갑자기 결의안을 낸 이유가 뭐냐"고 따져물었다

그러면서 안 의원은 "공론화 관련 조례와 상충된 시행규칙을 개정해야 하는 문제도 있고, 도의회 스스로 잘못하고 있으면서도 무슨 감사를 하겠다는 것"이냐며 거세게 항의하며 행정사무감사 중지를 요청했다.

이에 박원철 위원장은 "도의회는 1만명이 넘는 도민들이 서명한 공론화 청원을 의결했고, 이에 원희룡 지사는 공론화를 추진하지 않겠다는 명확한 입장을 밝혔다"며 "안 의원의 발언은 개인적 의견으로 받겠다"며 중지 요청을 거부했다.

또한 박 위원장은 "결국 국토부가 사업 기본계획을 고시하기 전에 도의회가 직접 공론화를 추진하자는 취지"라고 설명하며 "여기에 의견이 있다면 본회의에 출석해 말하면 될 것 같다"고 반박했다.

이에 안 의원은 거세게 맞받아 치며 "의원들의 의견을 들어야 한다고 하지 않았나. 이래서 의회가 개판으로 돌아가고 있다는 것"이라며 박원철 위원장에게 위원장직 사임을 종용했다.

이렇듯 두 의원간 실랑이가 계속 이어지자 나머지 의원들의 요청으로 30여분 만에 감사가 중단되기도 했다. 결국 이날 오전 11시가 되어서야 감사가 진행됐지만, 두 의원간의 신경전은 계속됐다.

안 의원은 이날 행정사무감사 내내 공론화 추진에 대한 불만을 토로하며 행정사무감사 중지를 요청했고 박 위원장은 안 의원은 이런 행동은 도지사의 대변인 역할을 하는 것"이라고 반박하며 행정사무감사 중지 요청을 거부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안 의원은 "결론은 내고 진행해야지, 아무 말 없이 진행하고 있어서 문제제기를 하는 게 아니냐"고 따져묻자 박 위원장은 "앞으로 의원들의 의견을 더 듣고 진행하겠다"면서 일단 논쟁을 끝내고 행정사무감사를 진행하자 안 의원을 결국 자리를 박차고 나가버렸다.

한편 문제가 된 이 결의안은 제2공항 반대 측인 '제주 제2공항 강행 저지 비상도민회의'가 제출한 '제주 제2공항 관련 도민 공론화 등을 요구하는 청원의 건' 본회의 의결에 따른 후속조치다.

현재 찬성 측도 이에 대한 맞불로 도의회에 '도의회 제2공항 건설 갈등 해소를 위한 도민 공론화 지원 특별위원회 반대 청원서'를 제출한 상태다.

해당 결의안과 청원서 모두 소관 상임위인 의회운영위원회에 회부된 상태지만 내부 의견 불일치로 회기 내 안건 상정·처리 여부는 여전히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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