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리스타 방지호씨

▲ 바리스타 방지호씨
제주 토종 브랜드 ‘커피피플’ 창시자
커피문화 확산으로 식음료혁명 꿈꿔

신제주 제원아파트 사거리 일대는 평일·주말 할 것 없이 늘 활기가 넘치는 곳이다. 이곳 도로변엔 각종 의류·화장품·음식점 등이 밀집해 있다.

그중에 조그마한 커피전문점이 눈에 들어온다. 2년 전 자리를 잡은 제주 토종 커피브랜드 ‘커피피플’이다. 지난 3일 늦은 저녁 손님들로 북적이는 이곳을 찾았다.

주인장 방지호씨(36)는 커피 애호가와 손님들에게 현장에서 체득한 8년간의 노하우를 유감없이 발휘해 신선한 커피를 제공하고 있다.

커피를 배우게 된 계기를 묻자 “2002년 지인이 개점하는 가게를 맡았는데 그곳이 커피점이었다”며 “장사 경험을 쌓자는 일념뿐이었지 ‘종목’은 중요치 않았다”고 말했다.

인터뷰 중에도 밀려드는 손님들의 주문을 받고 커피를 만드는 통에 대화는 자꾸 끊겼다. 방씨는 손님이 떠난 자리를 깨끗이 치우고 바닥에 떨어진 쓰레기 조각하나 놓치지 않았다.

이런 그의 섬세함이 커피의 예민함과 통했던 것일까. 배우면 배울수록 신기하고 재밌는 커피의 매력에 푹 빠지기 시작했다. 잔칫집(?)커피를 최고로 여겼지만 스스로 만든 커피맛에 점점 매료돼 갔다.

방씨는 “오랜 시간 커피를 배우는 즐거움은 상상외로 컸다”며 “8~9년전 커피점이 흔치 않았던 제주엔 ‘커피만드는 남자’를 신기한 눈으로 쳐다봐도 아랑곳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커피향으로 가득한 20평의 작은 이 공간은 ‘커피피플’이 탄생하기 전에도 프랜차이즈 커피점이었다. 당시 방씨는 점장으로 있었지만 2년 전 본사에서 재료(원두)를 바꾸면서 예전 맛을 낼 수 없게 되자 자신의 손으로 커피를 만들었다.

이렇게 탄생한 ‘커피피플’엔 손님들의 발길이 점차 늘었고 커피문화를 퍼뜨린다는 신념 하나로 지금까지 제주시 신시가지점·시청점·중앙로점 등 3곳의 체인점을 내기도 했다.

그는 “제주는 유독 음주 문화가 심한 곳 중 하나인데 앞으로 커피문화를 확산시켜 식음료의 ‘혁명’을 이뤄보겠다”는 야심찬 포부를 밝혔다.

국내외 프리미엄 커피브랜드가 ‘점심값 보다 비싼 커피’로 인식되는 반면 커피피플은 2~3000원대의 저렴한 가격이 특징이다.

방씨는 “최고 수준의 커피재료를 수입하고 있다. 이윤이 적더라도 보다 많은 사람들이 커피를 즐길 수 있기를 바란다”며 “커피피플이 제주도를 대표하는 커피전문점이 됐으면 한다”고 희망했다.

메뉴판에 적힌 ‘아메리카노 2800원’에 그의 노력과 열정, 커피노하우가 담겨 있다. 그의 커피값이 너무 ‘평가절하’된 것은 아닐까.

/한종수 기자 han@jejudom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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