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6경 | 캔버스에 유채물감 | 61X76.2cm | 영국 런던, 헤이워드 갤러리 미술협회 컬렉션)

영국 화가 윌리엄 패트릭 로버츠(1895~1980)는 런던 노동계층민의 자녀로 태어났다. 포스터(전단광고) 디자이너가 되기로 결심한 그는 광고 회사에서 제도공으로 견습생활을 시작했다.
그 후 로버츠는 3년가량 프랑스와 이탈리아를 여행하면서 입체주의에 흥미를 갖게 되었으며, 얼마 안가 영국 소용돌이파 운동의 창립 멤버가 되었다. 제1차 세계대전 동안 육군으로 복무하던 로버츠는 얼마 후 공식 전쟁 화가로 임명되었다. 전쟁이 끝난 후 그는 종종 풍자의 날을 세운 초상화 및 도시풍경에 집중해 갔으며, 영국의 입체주의 화가로 알려지게 되었다.

‘해변’은 노동 계층의 삶을 묘사한 로버츠의 전형적인 작품이다. 화면 후경의 하얀 도버 절벽은 이 그림이 영국을 배경으로 하고 있음을 말해준다. 특히 이 그림은 해변에서 휴가를 즐기는 1960년대 영국 가정의 풍경을 사회적 관찰자의 시선으로 포착하고 있다는 데 의미가 있다. 몇 세대가 모여 있는 한 가정의 초상화랄 수 있는 그림 속 인물드은, 평평하면서도 큰 부피의 입체주의 양식으로 말미암아 조각적 특질을 부여받고 있다.

한편 여기에는 이들 가족을 사회적 맥락 속에 위치시키고자 한 화가의 장치도 발견되는데, 가령 화면 왼쪽의 나이든 여성은 당시 노동계층 어머니들의 전형적 복장이랄 수 있는 스카프를 착용하고 있다. 또 화가는 한 장의 비치 타월 위에 가족들을 몰아넣는 익살을 발휘하기도 했다. 어린 시절 로버츠의 제도공 훈련 경험은 포스터 디자인 같은 생생한 색채와 인물들의 역동성에 분명히 반영되어 있다. 또 이러한 인물들의 역동적인 결속성(마치 그룹 조각처럼 캔버스에 난잡하게 얽혀 있는)은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의 숭고함을 표현하기 위한 것이기도 하다. 발췌=「명화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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