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자림로 시민모임, 8일 오전 제주도청 앞서 기자회견

'비자림로를 지키기 위해 뭐라도 하려는 시민모임'은 8일 오전 제주도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지난 4월 5일부터 3일간 비자림로 공사에 반대하는 시민들의 서명을 받았다. 당초 500명을 목표로 했지만 3일 동안 서명에 동참한 이는 1670명에 육박한다"고 말했다.

시민모임은 선언문을 통해 "지난해 중단됐던 비자림로 공사가 지난 3월 23일 제개됐는데, 공사기간 500여 그루의 다양한 나무들이 순식간에 사라졌고 앞으로 더 많은 숲이 사라질 예정"이라며 "교각 공사를 위해 지하수자원보전 1등급 지역인 천미천의 바위들은 포크레인으로 마구 파헤쳐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생태도로 조성, 한경 훼손 최소화'를 외쳤던 원희룡 지사였지만 막상 나온 대안은 기존안보다 더 후퇴한 안이었다"면서 "도로폭은 더 넓어졌고 기존 나무를 베고, 그 대신 중앙분리대 폭을 넓혀 나무를 심겠다고 한다"고 비판했다.

또한 "제주도가 내놓은 '아름다운 경관도로'는 대표적인 난개발이며 동부 중산간 파괴의 시작"이라며 "우리는 제주도의 미래를 위해 비자림로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피력했다.

시민모임은 "제주도의 미래는 제주도 고유의 자연에 길이 있다. 비자림로는 마을 사람들이 조성한 숲이지만 40년 넘는 세월 동안 아름다운 경관을 형성해 제주도의 소중한 자산이 됐다"며 "20여초 속도를 앞당기기 위해 기존의 아름다운 경관과 자연을 파괴하는 것은 황금알을 낳는 거위의 배를 가르는 어리석음과 같다"고 지적했다.

이어서 "공사는 주민들의 불편을 개선하는 정도의 최소한의 수준에서 진행해야 한다"면서 "지금과 같은 지나친 환경파괴와 경관파괴, 수백억 예산낭비를 수반하는 4차선 확장은 반대한다"고 성토했다.

이들은 "공사가 시작된 비자림로 구간은 좁은 도로폭 확장, 적절한 갓길 조성, 갓길 주차와 2차선 추월에 대한 엄격한 단속, 지속적 인 도로 유지관리, 겨울철 제설 예산 확보를 통해 해결할 수 있다"며 "환경 관련 갈등 사안에 대해서 전문가 중심의 형식적인 절차가 아닌 다양한 시민들의 목소리를 담을 수 있는 절차를 마련할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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