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식 [JDC 이음일자리 수기공모전 최우수작]

김대식

- 젊은 날의 청춘(靑春)

뒤돌아 봤을 때, 내 젊은 날 인생의 삶은 직업에 따른 전문적인 역량과 사회생활을 배우고 시행착오를 거듭하면서 다양한 것을 겪어보며 치열하게 보낸 시기다. 우린 IMF를 겪으며 국민 모두가 힘들어 할 때 그 위기를 기회로 생각해 이겨낸 저력이 있다. 전형적인 베이비붐 세대인 나 역시도 20대에 학업을 마치고 취업해 평범하게 직장생활 하며 결혼해 자식 낳고 동시에 부모님 부양하며 숨가쁘게 지내왔다. 당시 내가 하는 일과 직업의 자긍심을 가지고 성실하게 책임을 다했고 그렇게 직장 내에서도 인정받는 구성원으로 수십 년이란 세월을 보람차게 보냈지만 지금은 아련한 옛 이야기다.

- 중년(中年)의 나이에 하는 고백

자식하나 올바른 인성으로 자라도록 가르치고 부족함 없는 사랑으로 곧게 자랄 수 있도록 다 키워 놓고 뒤돌아보니 그 세월이 유수와 같이 흘러 벌써 믿기지 않은 환갑의 나이가 됐다. 과거엔 모두가 노인 이라 부르고 인정했다. 그러나 요즘 세대는 겉으론 아직 젊고 일할 수 있는 나이라고들 말한다. 그러나 그와 동시에 저마다 다른 모습과 생각으로 세대차를 느끼며 행동이나 말투 등이 세련되지 않은 나 스스로를 꼰대라고 인정하기도 한다. 참, 우울한 현실이다.

이렇듯 인생 후반기 중년에 마땅히 하는 일 없는 내 모습이 어느 순간부터 초라하고 무능하게 느껴졌다. 그로 인해 힘들었던 건 한 아이의 아빠, 한 아내의 남편 그리고 무엇보다도 평범한 한사람으로서 자신감을 상실한 내 자신을 발견했을 때였다. 그 상실감으로 인간관계에 막연한 두려움이 생기고 대인관계를 기피하게 됐다. 사회적 소속감을 느낄 수 없던 마음의 상처와 자괴감에 빠져 힘들어하던 당시 내 모습을 생각하면 지금도 가슴이 짠하다. 어느 순간 정신을 차리고 보니 혼자만의 생각과 고민은 멈추고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찾고 내가 좋아하고 그 속에서 보람을 느낄 수 있는 일을 하고 싶었다. 그때쯤 내 삶의 전환점이 필요로 했고 이렇게 스스로 결심 한 그날 이후 성공과 실패를 거듭한 결과 운이 좋게도 지난해 2월 소중한 기회를 얻게 됐다.

- 내 삶의 두 번째 명함 ‘JDC 이음 일자리’

가슴 설레는 일이다. 내겐 참 소중하고 의미 있는 인생의 두 번째 직업을 갖게 된 것이다. 나는 예전의 나와 같이 인생 후반전을 준비하는 신 중년들을 대상으로 상담업무를 진행하고 새로운 시작을 위해 준비할 수 있는 것들을 익힐 수 있는 교육프로그램을 장려·안내해주고 있는 일자리다. 또 서로 다른 개개인의 관심과 장점을 바탕으로 한 구직 상담으로 취업 매칭도 함께해 준다. 누군가의 인생의 전환점을 찾는데 도움이 될 수 있는 ‘이정표’역할을 할 수 있는 업무다. 현재하고 있는 이 일은 내가 나 스스로를 위해 더 집중하고 노력하게 해주고 사실 그 무엇 보다 나와 비슷한 누군가에게 봉사할 수 있다는 점은 내게 큰 행복과 성취감을 느끼게 해준다.

새로운, 또 다른 ‘나’의 모습으로 거듭날 수 있는 변화와 성장, 도전을 할 수 있는 기회가 된 이곳은 최근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신 중년일자리 문제를 해결하고 사회적 가치를 창출하는 JDC 신중년 이음일자리사업이다. 자신을 표현 할 수 있도록 주어진 삶의 두 번째 명함, 그 기쁨은 소속감 그 이상의 자부심 이었다. 인생의 우여곡절을 겪은 후 이곳에서의 나는 그동안 하고 싶었지만 할 수 없던 일들을 찾아 배워 최근 컴퓨터 자격증도 취득했으며, 활기찬 생활과 자존감 회복으로 나를 확 바꾸어 놓았고 인생에서 뭐든 할 수 있다는 긍정의 마인드와 건강한 몸까지 선물로 받았다. 이젠 가족으로부터 커튼콜을 받을 마음의 준비가 되어있다.

아니 나 스스로에게 커튼콜을 보낼 여유조차 생겼다. 매~순간 감사한 일이다.

끝으로 이 글을 통해 특별한 기술이나 자격증도 없이 평범한 직장 생활 후 은퇴한 나에게 타인을 위해 봉사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와 사회적 소속감을 갖게 해준 JDC와 제주 YMCA이음일자리사업단에 감사하며 응원의 박수를 보낸다. 늘 따뜻한 감정과 친근감으로 서로 호응하며 인생의 후반전 직장생활을 즐겁게 할 수 있도록 배려해 준 제주중장년일자리희망센터 구성원 모두에게도 감사의 마음을 전하고 싶다.

저작권자 © 제주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