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청 앞에서 제주 제2공항 건설에 반대하며 천막농성을 벌이고 있는 '도청앞 천막촌 사람들'이 12일 기자회견을 통해 "원희룡 제주도정은 시민들과의 약속마저 헌신짝처럼 저버리고 시민들의 표현의 자유를 탄압해 왔다"며 규탄했다.

이들은 이날 오전 11시 제주도청 정문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지난 3월 초에 제주도청 관계자는 고소와 고발을 취하하는 조건으로 노숙농성의 중단을 요청해 왔다. '천막촌 사람들'은 성산읍의 주민들과 제주시내에서 제주 시민들과 함께하는 투쟁을 벌여가기 위해 노숙농성을 중단하기로 결정하고 제주도청과 합의하기에 이르렀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그러나 제주도청은 피켓을 든 침묵시위와 1인 시위마저 '허락해 줄 수 없다'며 청경들을 동원해 시위하는 시민들을 탄압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러한 작태는 그동안 제2공항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제주도가 보여왔던 일방적인 독주 행태를 그대로 답습하는 것"이라며 "제주도정은 시민들의 권리를 보장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지, 그것을 억압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라고 밝혔다.

도청앞 천막촌 사람들은 "오늘 이후로 시민들의 표현의 자유를 다시 가로막는 사태가 벌어진다면, 노숙점거뿐만 아니라 그 보다 더한 일도 벌어질 수 있음을 엄중히 경고하며, 이후의 모든 사태에 대한 책임은 전적으로 제주도청이 감당해야 할 일임을 밝힌다"고 했다.

이들은 "제주도정은 일방적인 독주를 멈추고 도민들의 의견을 들을 것과 민주주의와 시민 권리를 짓밟은데 대해 정중히 사과하고, 협상 과정을 기만한 총무팀장을 문책할 것"을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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