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6.2지방선거 지역구 도의원 선거에서는 민주당과 야권이 승리하는 이변이 벌어졌다. 지방선거 투표결과 한나라당은 비례대표를 포함해 모두 12석을 얻는데 그쳤다. 반면 민주당은 모두 18석, 민주노동당은 2석, 국민참여당 1석, 무소속은 3석을 얻어 야권 및 무소속이 24석을 가져갔다.

후보자 면면을 보면 더 놀랍다. 41명 의원 중 초선의원이 50%을 넘는 24명이다. 이견없이 무난하게 당선될 것이라 여겨졌던 한나라당 후보들이 대부분 낙마했다.

지난 8대 도의회는 해군기지 추진과 관련해 ‘절대보전지역 해제 동의안’ 날치기 처리, ‘제왕적 권력’을 휘두른 김태환 도정에 대한 감시·견제 실패, 도민들과 소통부재, 지역현안에 대한 전문성 부족, 도민의 삶의 질과 동떨어진 선심·낭비성 예산심의 등 총체적인 난맥상을 드러내며 6.2 지방선거를 통해 불명예스런 퇴진을 자초했다.

기대속에 출범한 제9대 제주도의회지만 이전 도의회와 뚜렷한 차별성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친환경 무상학교 급식 조례’ 통과 외에 주요 현안에 대한 대처에는 미흡한 능력을 드러내고 있다. 예산심의 과정에서 지난 도의회의 구태를 벗지 못해 도민들의 실망을 샀다.

절차적 정당성이 여전히 부족한 해군기지 현안을 처리하면서 우 도정에게 끌려다니는 한편 도내 언론사 ‘스포츠행사’를 원칙없이 증액시키는 등 도민들 기대 밖의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다.
 
임기 첫 해부터 9대 도의회는 만만찮은 신고식을 치렀다. 발전을 위한 ‘쓴 약’이 될 지 이전 의회와 다름없음을 입증하는 ‘시발점’이 될 지 도민들의 기대와 우려가 교차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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