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 고위관계자 강제진압 끝난 뒤 모습 드러내
경찰과 악수 나누며 환담…주민 분통 터뜨려

주민과 경찰의 충돌을 중재해야 할 제주도정 고위관계자들이 주민을 강제진압한 경찰과 환담하는 볼썽사나운 모습을 보여 주민들의 분통을 샀다.

강승수 서귀포 부시장과 현공호 서귀포시 자치행정국장을 비롯한 몇 명의 부서장들은 27일 강정 해군기지 공사현장에서 해군기지 범대위 및 일부 강정주민들이 기자회견하다 강제연행을 당할 때는 전혀 모습을 보이지 않다가, 경찰의 연행이 끝나자 얼굴을 드러냈다.

주민들의 요구를 듣고 위로를 해야할 법 하지만 이들은 경찰에게 발걸음을 옮겼다. 경찰들의 진압을 위로라도 하는 듯이 악수를 나누고 환담하는 모습을 보여 이를 지켜보는 주민들로부터 거센 항의를 받았다.

고창후 서귀포시장 또한 강제진압이 끝난 뒤 도의회 해군특위 의원들과 강정마을을 찾아 늑장대처에 한 몫했다. 서귀포시 행정을 책임지는 수장으로서 주민들이 아닌 공권력의 편에 서서 해군기지 공사재개 충돌을 처리했다는 비판에서 자유롭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중재자’를 자처한 우 도정 관계자들이 막상 충돌현장에는 모습을 드러내지 않아 주민들의 강제연행을 사실상 외면했다는 비판이 이어졌다.

황용남 해군기지 갈등해소 추진단장은 경찰의 진압이 끝난 뒤 현장을 찾았고, 다른 고위공무원들의 자취도 찾을 수 없었다.
 

한 주민은 “이것이 현재 제주도의 행정 수준”이라며 “강정주민들의 피눈물은 외면한 채 경찰에 수고했다고 웃으며 대화를 나누는 것이 행정 고위 공직자로서 할 일인가”라고 비난했다.

강동균 회장 또한 “제주도가 이번 충돌을 중재안하고 뭐했느냐”면서 “상황이 끝난 뒤 현장을 찾는 것이 무슨 도민들을 위한 행정인가. 도민의 혈세를 받고 뭐하는 짓인가”라고 격한 감정을 쏟아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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