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제2공항 건설에 반대하며 제주도청 앞에서 36일째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는 서귀포시 성산읍 난산리 주민 김경배씨.

제주 제2공항 건설에 반대하며 제주도청 앞에서 36일째 단식농성을 벌이고 있는 서귀포시 성산읍 난산리 주민 김경배씨가 23일 원희룡 제주도지사에게 공개서한문을 전달했다.

김경배씨는 이날 오전 11시 천막농성장에서 공개서한문을 통해 "제주 제2공항 건설계획은 2015년 11월 고향을 잃고 난민 신세가 되고 말 주민에겐 단한번의 예고도 없이 날벼락처럼 예정부지가 발표됐다"며 "이날 원희룡 지사는 환영성명을 발표하며 고향을 잃게 될 성산읍 4개 마을 주민을 외면했다. 그후 부지선정 과정의 수많은 의혹들이 불거졌음에도 원 지사는 공항이 들어서는 걸 전제로 한 행보들을 계속해 왔다"고 말했다.

이어 "부지선정 과정의 부실의혹 등을 밝혀내기 위한 검토위원회에서 점수조작 등 여러가지 부실이 드러났음에도 불구하고 국토부는 이렇다 할 해명도 없이 '결론과 권고사항 의결 후 제2공항진행 여부를 결정한다'는 절차도 무시한 채, 일방적으로 검토위원회를 종료시키고 제2공항 확정절차인 기본계획용역에 착수했다"고 비난했다.

김씨는 "국토부의 막무가내 국민기본권 유린 행위와 도민을 지켜야 되는 역할을 다 하지 않는 지사의 행보에 항의하기 위해 저는 목숨을 걸고 몸을 녹여내는 단식을 이어가고 있다"면서 "아무리 국책사업이라 해도 쫓겨나는 주민이 납득할만한 합당한 근거를 제시하는 건 너무도 당연한 국가의 의무다. 그런데도 대통령의 절차적 투명성 공약마저 내팽개치며 강행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저의 단식은 단지 저의 터전을 잃는 것만이 억울해서 하는 고행이 아니다. 제2공항이 들어서면 암울해지고 말 제주의 미래가 너무도 뻔히 보이기 때문"이라며 "제주의 아름다운 자연은 있는 그대로 잘 지켜져 자손대대 영원한 유산으로 남겨져야 하고 이 나라 국민 모두의 안식처가 되어주는 자연이 살아있는 보물섬으로 영원히 남아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나와 제주를 사랑하는 모든 도민이 원희룡 지사님을 진정으로 제주를 사랑한 도지사로 부를 수 있도록 지금이라도 제주의 사람도 자연도 지켜야 되는 도지사의 본분에 충실하기 바란다"며 "제주 제2공항 도민의견 수렴요구 후 진행여부를 결정하자는 요구에 대한 지사의 합당한 입장표명과 조치를 약속할 때까지 결단코 단식을 끝내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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