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점]도청 앞 천막농성 장기화…연좌시위도 진행형
행정대집행 앞세운 도정…언론 이용 극적 연출 급급

2019년 기해년 황금돼지의 해. 새해 벽두 제주도청을 한마디로 표현하자면 아수라장이다.

제2공항 사전타당성 검토위 기한 연장 불가에 김경배씨의 단식농성이 해를 넘겼으며, 제주녹색당도 천막을 치고 동참했다.

도청 현관에는 연좌시위가 진행되고 있다.

이들의 요구는 간단했다. 원희룡 지사가 대화에 임하라는 것이다.

이에 제주도와 행정시가 꺼내든 카드는 공무원을 앞세운 행정대집행이었다.

지난 7일 제주시청 공무원 220여명과 경찰 1개 중대가 동원돼 장시간 대치 끝에 천막을 철거했다.

이 과정에서 충돌이 일어났지만 아랑곳 하지 않은 조치였다.

천막이 철거된지 하루도 채 안돼 천막은 다시 설치됐다. 제주도와 녹색당이 서로를 맞고소하는 상황마저 연출되면서 말이다.

지난 선거 당시 무소속의 한계를 도민만 바라보겠다며 극복했던 민선7기 원희룡 도정이다.

도민과의 소통을 무엇보다 강조하며 출범한 도정이지만 소통은 사라진지 오래다.

심지어 언론을 이용한 극적인 연출에만 급급한 모습마저 보이고 있다.

어제(8일) 도청 공보관실에서 오후 1시 4분께 출입기자들에게 한통의 문자가 왔다.

'금일 13시10분 지사님 정문 출입 예정입니다. 현장에서 충돌 우려가 있으니 언론 취재시 참고바랍니다.'

약 10분 뒤에 한통의 문자가 더 왔다. 출입 예정은 충돌이 우려돼 취소됐다는 것이다.

굳이 이런 문자를 왜 보냈을까. 도청 현관으로 출입하는 지사를 막아서 연좌농성자들의 불법을 알리겠다는 의도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소통은 어디가고 연출만이 남았는지. 참 씁쓸한 단상이 아닐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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