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리병원 조건부 허가 역풍…촛불문화제 올해도 지속
도청앞 단식 천막농성 보름째…귀닫은 도정 '마이웨이'

풍요를 상징하는 황금돼지의 해 2019년. 그러나 제주섬은 거듭되는 갈등이 실타래처럼 엉키며 갈등의 섬으로 가고 있어 우려된다.

촛불을 든 시민들이 거리로 나서 '원희룡 퇴진'을 외치고 있고, 도청앞에서는 제2공항과 관련한 목숨을 건 단식농성이 이어지고 있지만 귀를 막은 도정은 행정대집행을 운운하며 도민 위에 군림하려는 모양세마저 보이는 형국이기 때문이다.

갈등의 시발점은 국내1호 영리병원인 '녹지국제병원'의 조건부 허가.

지난해 초 원희룡 지사는 녹지국제병원 허가와 관련해 숙의형 공론조사 실시를 표명했다.

찬·반의 팽팽한 구도 끝에 공론조사위가 내놓은 권고안은 '개원 불허' 결정.

이에 원희룡 지사 역시 4차례에 걸쳐 수용 의사를 피력했지만, 지난달 내려진 결론은 '내국인 진료 금지'라는 조건부 허가였다.

1000억원의 소송으로 이어질 수 있으며, 이미 고용이 이뤄진 점, 국가신인도, 외교문제 비화 등의 이유였다.

'정치적 책임'을 지겠다고 했지만, '숙의형 공론조사'라는 도민과의 약속은 헌신짝처럼 냉패겨쳐졌고, 이에 분노한 시민들은 3년전 '최순실 국정농단'때처럼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섰다.

제주지사의 퇴진을 외치며 말이다. 촛불은 당분간 꺼지지 않을 전망이다.

수년째 계속돼온 제2공항을 둘러싼 갈등도 새해 벽두부터 파국을 향하는 모양세다.

제2공항 사전타당성 검토위 기한 연장 불가에 김경배씨는 도청앞 천막을 치고 단식농성에 나섰다. 오늘로 보름째다.

제주녹색당 역시 천막 옆에 임시 천막을 설치 당사를 이전하며 동참했다.

그러나 귀를 기울여야 할 제주도정의 대응은 제주시를 앞세운 행정대집행 계고장이었다. 도로를 무단 점유하고 있다는 이유에서다.

지난 선거 당시 무소속의 한계를 도민만 바라보겠다며 극복했던 민선7기 원희룡 도정이다.

하지만 6개월이 지난 작금의 상황은 도민을 바라보는게 아닌 도민 위에 서겠다는 의도로밖에 보이지 않는다.

황금돼지의 해를 맞아 제주도정이 이런 갈등의 실타래를 어떻게 풀어나갈 것인지 그 행보에 눈과 귀가 집중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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