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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대 ‘갑질 교수들’ 횡포로 명예 추락[제주도민일보 선정 2018년 10대 뉴스⑩]
갑질, 성희롱 교수부터 치료사 상습폭행까지
학생·치료사들의 용기 있는 노력, 갑질 고리 끊어

우여곡절이 많았던 2018년 황금개띠의 해가 가고 풍요를 상징하는 황금돼지의 해인 2019년이 성큼 눈앞으로 다가왔다.

도내 경제의 고공성장을 이끌었던 부동산 시장은 미분양의 늪에 허덕였으며, 교통난과 쓰레기 대란, 하수처리난 등 도민의 삶의 질은 계속해서 나빠지기만 했다.

또한 민의를 저버린 도의회의 대규모 개발사업장 행정사무조사 부결, 영리병원 조건부 허가와 관련한 원희룡 도정의 숙의형 공론조사의 무력화는 도민사회의 공분을 자아냈다.

다사다난했던 올 한해 제주지역의 이슈들을 10대 뉴스로 정리해 되돌아본다. <편집자 주>

제주대학교 교수 파면 결정.

올해 제주사회는 갑질 의혹으로 뜨겁게 달아오르며 이슈로 부상했다. 순수학문을 지향하는 대학에서 이 같은 사건이 연달아 발생하며 사회적 공분을 사기 충분했다.

제주대학교는 두 차례에 걸친 갑질 교수 사건으로 명예는 추락했다. 하나는 멀티미디어디자인전공 교수, 또 하나는 제주대병원 재활센터 교수의 갑질 사건이다. 이들 모두 대학 교수라는 직위를 이용해 학생들과 치료사들에게 수년간 갑질을 일삼아왔다.

◇ 성희롱, 인격모독 다양한 갑질 행사한 멀티미디어디자인전공 교수

제주대학교 멀티미디어디자인과 학생들은 지난 6월 18일 오전 교내 본관 앞 잔디밭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갑질교수 의혹을 처음 폭로했다.

4학년 학생들로 이뤄진 비대위에 따르면 전공교수로부터 상습적으로 인격모독과 노동력 착취, 외모비하, 성희롱 피해 등 갑질은 다양한 방식으로 이뤄졌다.

이들은 더 이상 성적과 졸업의 협박에 침묵 할 수 없어 목소리를 내기 시작했다.

실제 학생들이 든 피켓에는 '엄마 미안, 교수 무서워서 학교 못다니겠어', '저희는 심부름 센터가 아닙니다', '저희는 가정부가 아닙니다' 등 해당 교수의 갑질을 폭로하는 내용이 담겨 있었다.

기자회견에서 "비상대책위원회는 멀티미디어 디자인과 4학년 재학생 모두가 공동대표"라며 "수년간 당해왔던 갑질의 악습을 끊어내고 더 나은 학과를 후배들에게 물려주고자 이 자리에 섰다"고 밝혔다.

이들은 ▲해당 가해 교수의 즉각적 수업 배제와 평가 제외 ▲해당 가해 교수와 관련 교수진들로부터 학생들을 보호 ▲가해 교수의 공식적이고 진정성 있는 사과 ▲회유와 압박이 아닌 확실한 진상조사 ▲가해 교수의 파면을 제주대학교에 요구했다.

특히 이들은 해당 교수가 국제 공모전에서 수상을 하면 자녀의 이름을 끼워넣기를 해왔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이에 대한 철저한 진상조사도 촉구했다.

제주대학교는 학생들의 폭로 직후 진상조사에 나서 지난 11월 1일 해당교수를 파면했다. 이는 학생들이 제기한 의혹 대부분을 사실로 판단했기 때문이다.

A교수는 현재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죄 등의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

송석언 총장은 "교육현장에서 해당교수의 부적절한 행동으로 우리 학생들이 상처가 많았을 것"이라며 "해당 교수의 엄중한 책임을 물어 파면 인사 처분 내렸다. 이로 인해 상처가 조금이나마 치유되기를 바란다"고 위로했다.

제주대병원 갑질 교수 고소.

◇ 치료사들 때리고, 조르고, 밟고 제주대병원 교수

제주대학교병원 재활센터 H교수가 환자들 앞에서 직원들을 상습적으로 괴롭히고 폭행하는 영상이 공개돼 충격을 줬다.

이 영상속에서 H교수는 환자를 돌보는 직원 뒤에 서서 손으로 등을 때리고, 목을 조르고, 발을 밟는 등 상습적으로 직원들을 폭행하는 장면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이번 사건은 그동안 수면 위로 드러나지 않다가 지난 9월 병원에서 이뤄진 갑질 문화 개선 캠페인을 통해 드러났다.

병원 전체 직원들을 대상으로 갑질 관련 설문조사를 벌였는데, 재활센터 안에서만 유독 폭행, 폭언 피해사례가 많았다.

이에 의료연대와 시민 사회단체 등은 성명, 기자회견을 통해 H교수의 파면을 촉구했다.

병원 측은 올해 9월 당시 모든 직원들을 상대로 성희롱 갑질 예방 캠페인을 진행하던 시기에 이 사안을 인지한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H교수는 지난 13일 기자회견을 열고 "갑질 의혹에 대해 사실과 전혀 다르다"며 “치료사와 친밀한 관계를 맺고자 노력했다"며 뻔뻔함을 보이기도 했다.

제주대병원은 10월 특별인사위원회를 통해 교수 보직을 박탈하고, 상습폭행, 의료법 위반 혐의로 고발당해 경찰 조사를 받고 있다.

교수직 또한 징계가 완료되는 시점까지 직위해제 처분을 받았고 24일 진료금지 처분이 내려졌다.

제주대병원 갑질 교수.

한편, 제주대병원 재활센터 H교수가 갑질 상습폭행 혐의로 제주대학교 징계위원회에 회부된 가운데, 징계위원회의 결정이 유보됐다.

제주대학교 관계자는 유보 사유에 대해 "제주대병원 재활센터 직원 일동으로 '징계 의결하는데 상당한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추가 자료가 회의 전 제출'됨에 따라 이에 대한 조사가 필요하다고 판단했다"고 유보 이유를 밝혔다.

징계위 처리기간은 최대 90일까지이며, 2019년 2월 26일까지는 결과가 나올 예정이다.

이번 갑질 사건들은 수년간 지속됐으나 막대한 권력 앞에 학생과 치료사들은 희생양이 되어야하는 안타까운 사건들이다.

그러나 이들의 용기 있는 목소리와 노력이 오랫동안 이어진 갑질의 고리를 끊었다.

‘갑질’이란 상대적으로 지위가 높은 사람인 갑이 권리관계에서 약자인 을에게 행하는 부당행위다. ‘갑질’이란 말이 해외언론에서도 ‘Gapjil’로서 발음 그대로 사용하고 있어 부끄럽기만 하다.

갑질문화는 사회를 피폐하게 만든다. 갈등과 분열을 초래할 뿐만 아니라 정신마저 황폐하게 만든다. 갑질을 뿌리 뽑기 위한 각종 제도의 개선과 함께 사회 전체적인 의식변화를 기대해 본다.

홍석형 기자  hsh8116@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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