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제주장애인인권포럼 제주시내 버스정류장 95개소 점검 모니터링 결과 발표
설치기준 만족 한군데도 없어…점자·음성안내 제공 없어 시각장애인 이용불편

버스정류장 앞에 보행 장애물로 인해 휠체어가 진입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제주도가 지난해 대규모 개편된 대중교통체계개편을 통해 버스노선조정 및 인프라 확충을 실시해 왔지만 여전히 교통약자를 배려하지 못한 인프라 시설 등 문제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2021년까지 교통약자 이동편의증진을 위해 저상버스를 20대씩 보급하겠다고 했지만, 보급에 앞서 교통약자를 위한 시내버스 정류장 시설개선이 우선되야 한다는 지적이다.

현재 도내 버스정류장의 경우 대기의자로 인해 휠체어가 접근이 불가능하거나, 정류장의 규모가 협소해 이동공간의 확보가 부절적한 곳들이 수두룩했다.

또 버스정류장의 보행장애물로 진입 자체가 어려운곳도 있었으며, 대부분 보도와 차도의 높이가 15cm 초과해 경사로를 수평하게 설치하기 어려운 곳들도 많았다.

한라병원 입구의 경우 점자블록이 아예 설치되어 있지 않아 시각장애인들이 많은 불편을 겪고 있다

특히 시각장애인을 위한 점자(유도)블록의 경우 블록이 끊기거나 아예 설치가 되지 않은 곳도 많았다.

사단법인 제주장애인인권포럼(대표 김성완)은 24일 제주시내 저상버스노선 버스정류장과 우선차로제노선 버스정류장 총 95곳에 대한 모니터링 결과를 발표했다.

이번 점검은 교통약자의 이동편의증진법 시행규칙에 따라 정류장 접근로, 높이차이, 휠체어 이동공간 확보유무, 점자블록, 버스운행정보 안내표지판, 버스정보 안내기기 등이다.

그 결과 설치기준을 만족하는 버스 정류장은 단 1곳도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정류소 접근성 적절 판정은 받은 정류장은 3분의2 수준인 62곳으로 나타났으며, 정류장 보도와 차도의 높이 차이가 15cm 이하로 적절한 곳은 불과 11곳으로 나타났다.

점자블록이 갖춰진 곳이 절반에 못미치는 45개소에 머물렀다.

또 다른 문제는 버스운행정보 안내표지판에서 점자·음성 안내를 제공하는 곳이 없어서 시각장애인이 버스정류장이라는 공공시설을 이용하기 어려운 것으로 나타났다.

시각장애인 송 모씨는 " 매일 버스를 이용하고 있지만 여전히 어려움은 많다. 점자블록이 끊겨 있는 것은 다반사이고 특히 인도 위해 설치된 주차 방지용 기둥이나 갑자기 움푹 파인 보도블록도 늘 위협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 버스 운행정보 안내 표지판에 점자나 음성 안내가 되어 있지 않아 버스 두 대가 연달아 바로 붙어 있을 때는 어느 버스를 타야 할 지 모를 때가 많다"고 어려움을 호소했다.

해안동입구 버스정류장은 버스정보 안내기기가 설치되어 있지 않아 장애인들이 불편을 겪고 있다

실제 장애인들은 이처럼 대중교통의 불편함을 느껴 대중교통을 이용하지 못하고 있다. 매번 장애인 이동권 보장은 지적되지만 실상은 확연한 변화를 가져오지 못하고 있는 것이 현실이다.

김성완 대표는 "교통 인프라가 확충되더라도 버스정류장 시설이 개선되지 않으면 휠체어 장애인을 비롯한 교통약자는 여전히 대중교통을 이용하기가 불편하다. 이를 위한 정류장 시설 개언이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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