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농민단체-노조-정당, '농가소득 5000만원 달성 기념 행사' 규탄

"농가부채 외면한 농가소득 5천만 달성 기념행사가 누구를 위한 행사인가. 제주농업의 현실을 외면한 농업중앙회는 기만적인 행사를 중단하고 현실을 직시하라"

제주도 농민단체들은 11일 오전 9시30분 농가소득 5천만원 달성 기념행사가가 열리는 제주메종글래드 호텔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이 밝혔다.

이날 전국농민회총연맹제주도연맹, 전국여성농민회총연합제주도연합, (사)한국농업경영인제주특별자치도연합회, 제주시농협양용찬조합장사퇴투쟁위원회,민주노총제주본부, 전국협동조합노동조합, 정의당 제주도당이 함께 했다.

이들 단체는 "제주지역 농가부채가 6500만원으로 전국 최고 수준이고 농가수지 악화, 소득불평등 기후변화로 제주농업은 위기에 처해있는데 농협중앙회는 이런 농민의 목소리를 무시한채 기념행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 이와 관련 농협중앙회는 전국 평균의 2.5배에 달하는 농가부채에 대해 부동산 가격의상승으로 상환에 문제가 없다는 괴변만 늘어놓고 있다"며 "부채는 부동산시장이 침체되면 농가순소득만으로 상환하기 어렵고 특히 부동산가격 상승은 임대농의 생존권만 위협할 뿐"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제주 농업.농촌의 현실이 이러한데 농협중앙회는 무엇을 축하느냐"며 "제주시 모농협 조합장의 중앙회 이사직을 박탈하고 감귤농협의 정상화를 위해 적극 나서라"고 밝혔다.

이날 이들 단체는 기자회견을 마친 후 농업인들의 입장을 담은 입장문을 농협제주지역본부에 전달했다.

한편 농협은 농민단체의 기자회견과 집회를 예견하고 ‘조합장 공명선거 캠페인’을 이유로 지난 4일부터 오는 18일까지 메종글래드 정문 앞 인도에 집회신고를 하면서 농민집회를 막기 위한 선점 집회 논란을 빚었다.

이와 관련 농협 관계자는 “농협중앙회장과 도지사의 일정을 맞추지 못해 행사날을 조율하다보니 2주간 집회신고를 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농협중앙회 제주지역본부는 이날 메종글래드 제주호텔에서 김병원 농협중앙회장과 원희룡 제주도지사, 김태석 도의회 의장, 제주지역 조합장 등 4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제주 농가소득 전국 최초 5000만원 달성 축하 기념행사’를 진행했다.

농협은 이를 계기로 제주도와 농협이 농정협치를 강화, 지속가능한 제주농업을 만들기 위해 ‘농기계 플랫폼 업무협약’을 맺고, 2019년부터 2022년까지 4년간 200억원을 조성하기로 했다.

김병원 중앙회장은 “농가소득 5000만원을 넘어 지속가능 제주농업을 만들어 나가는 데 지혜를 모아 달라”고 했고, 원희룡 지사도 “플랫폼 사업을 통한 경영비 절감과 청정 제주농촌가꾸기 운동을 통해 농업인들이 마음놓고 농사를 지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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