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향토자원에 담긴 이야기Ⅲ>미래 블루오션 말하다⑯탄력성, 세공 쉬워 장기쪽, 얼레빗, 목기류, 지팡이 등 목재 사용골절, 인후통, 치통 민간약…에고사포닌 마취성분 고기잡이 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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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
일반적인 나무들은 하늘을 바라보며 꽃을 피우는데 혼자만 뭔가 다르게 살고 싶어서인지 땅을 향해 순백이 꽃을 피우는 나무가 있다. 그 주인공이 바로 때죽나무다. 나무 이름에서 껄렁거리며 거리를 걸어가는 떼거리가 먼저 떠오른다.
꽃이 지고나면 윤기 나는 열매가 주렁주렁 열리는데 그 모습이 마치 스님들이 떼로 걸어가는 모습을 닮아 붙여졌다는 설과 이 나무 잎에 들어있는 에고사포닌이란 마취성분이 있어 잎을 찧어 연못에 뿌리면 올챙이 같은 작은 동물들이 떼로 떠올라 때죽나무라 불렀다 한다.
서양에서는 때죽나무의 흰 꽃에서 종을 연상했는지 '눈종'이라는 의미로 'snowbell'이라 부르며 제주도에서도 '종낭'이라 하는 것을 보면 때죽나무에서 받는 느낌은 같았던 모양이다.
물이 귀하던 옛 제주에선 비가 내리면 나무를 타고 흘러 내리는 빗물을 때죽나무 가지로 만든 띠를 통해 항아리에 저장해 음용수로 사용했는데 일반물보다 오래 저장할 수 있을 뿐 아니라 물맛도 좋았다 한다.
지붕에서 떨어지는 물을 받아 놓은 것을 '지산물'이라 하고 나무를 이용해 흘러내리는 물을 받아 놓은 것을 '참받음물'이라 했다. 참받음물은 때죽나무 가지에 띠를 엮어 빗방울이 흘러내리도록 해 받았는데 일주일만 보관해도 변질돼 버리는 샘물과는 달리 오랜 기간에도 썩지 않고 물맛이 더욱 좋아져 제사에 쓰기도 했다.
전 세계적으로 120여종의 때죽나무가 있는데 그 가운데 우리나라에서 자라는 것이 추위와 공해에 가장 잘 견디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 결과 외국에서는 한국산 때죽나무에 대해 많은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소재정보]
때죽나무의 학명은 Styrax japonica이며 속명인 Styrax는 '편안한 향기'라는 뜻으로 학명에서 보듯이 향기가 좋은 나무이다. 전 세계적으로 11속 150종이 분포돼 있으며 우리나라 국가표준식물목록에는 8종이 등록돼 있다.
우리나라 때죽나무는 중부 이남의 저지대에 분포하며 4~10m 정도 자라는 낙엽성 나무로 산지 계곡과 수변부에 분포하는 특성이 있다. 원산지는 한국, 중국, 일본, 필리핀이다.
잎은 어긋나고 타원형으로 나무껍질은 어두운 갈색으로 매끈하며 꽃은 하얀색으로 새로운 가지 끝부분에 백색으로 아래를 향해 피는데 제주에서는 4말부터 6월까지도 볼 수 있다.
때죽나무 열매는 삭과상 핵과로 달걀 모양의 원형으로 도토리처럼 깍지에 한 개씩 달린다. 9월에 갈색으로 익으며 열매껍질이 불규칙하게 갈라져 담갈색의 종피에 싸인 큰 씨가 나와 떨어진다.
때죽나무는 예로부터 쓰임새가 많았던 나무로 나무가 단단하고 재질이 치밀해 탄력성도 있으며 세공이 쉬워서 목재로는 장기쪽, 얼레빗, 목기류, 지팡이 등으로, 가지는 회초리로 이용했다.
또한 열매에 함유돼 있는 에고사포닌(Egosaponin)과 기름 성분은 기름때를 없애주기 때문에 세제 대용품과 동백기름을 대신한 여자들의 머릿기름이나 등잔불을 밝히는 원료로 각각 사용됐다.
에고사포닌(Egosaponin) 성분은 물고기의 아가미 호흡을 일시적으로 마비시키는 특징이 있어서 고기잡이에 이용하기도 했다.
민간에서는 꽃을 매마등(買麻藤)이라 해 골절이나 뱀에 물렸을 때와 인후통이나 치통에 이용했으며 잎과 열매는 풍습(風濕, 바람과 습기를 원인으로 생긴 병증으로 뼈마디가 쑤시는 증상)에 썼다고 한다.
우리나라 때죽나무는 추위와 공해에 강하고 이식력이 우수해 생태하천 조성의 기본 수종과 조경수로도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최근에는 도시 숲속의 수목들이 산성우와 대기오염으로 인해 피해를 입는데 반해 유독 때죽나무의 어린나무는 별탈없이 성장을 하고 있어 대기오염의 지표 수목으로도 주목받고 있다고 한다.
또한 염료 식물로 이용된 적이 없는 식물이나 염색 재료로서의 이용가능성도 연구되고 있는데 잎을 갈아 20분간 끓여 염액을 만들어 매염제를 활용해 본 결과 색상의 변화가 다양하고 반복 염색으로 짙은 색의 염색제품을 얻었다고 한다.
[활용현황]
제주어로 종낭이라고 불리는 때죽나무는 예로부터 토종꿀의 원료로 유명하며 이를 반영하듯 여러 개별농가에서 꿀 제품으로 판매되고 있다.
화장품으로는 코스알엑스 제품과 코리아나 세니떼 골든셀 클렌징 크림 등의 원료로 적용되고 있다.
[연구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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