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향토자원에 담긴 이야기Ⅲ>미래 블루오션 말하다⑭제주 10대 약용작물 선정…거담·이뇨·두통, 생반하 독성 주의기침, 급성위염, 어지러움, 해독 등…항암, 안압강하 효능 주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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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
옛날에 하느님이 반하가 필요해서 꿩을 시켜 지상에 내려 보내 반하를 캐오도록 명령을 하면서 꿩에게 한 가지 약속을 했는데 반하를 캐오는데 절대로 맛을 보거나 먹어서는 안 된다는 것이었다.
이 꿩은 반하를 캐면서 얼마나 반하가 맛있으면 나에게 이런 일을 시켰을까? 그리고 왜 맛을 보거나 절대로 먹어서는 안 되는가 하는 생각이 머릿속에 계속 맴돌았다.
너무 궁금한 나머지 남몰래 한 뿌리를 먹어 보기로 결심해 이윽고 맛을 보니 반하의 뿌리가 너무도 달콤해 미칠 지경이었다. 한 뿌리를 맛보고 이내 맛에 반해 계속 캐어 먹었다.
그 맛에 반해 약속도 잊은 채 정신없이 캐먹고 있었는데 별안간 하늘에서 천둥 번개가 치면서 "내가 채취해 오라고 명령한 반하를 얼마나 캐었느냐?"라고 청천벽력의 소리가 들리자 정신 못 차리고 계속 반하를 캐어먹던 꿩은 이렇게 답변했다고 한다. "캐거든, 캐거든". 너무 맛이 좋아서 하느님께 바칠 반하를 끝내 모으지 못하고 혼자 다먹어버리고 만 것이다.
그래서 요즘에도 하늘에서 큰 천둥소리가 들릴 때는 꿩들이 큰소리로 "꿩, 꿩" 울어대는데 그 소리는 하느님이 시킨 약속을 잊어버리고 반하에 맛에 반해 계속 캐먹고 있는 꿩이 하느님께 대답하는 "캐거든, 캐거든"이라는 소리라고 한다.
반하는 우리말로 '끼무릇'이라 한다. 꿩이 밭에서 이 반하를 먹고 배 속을 뜨겁게 해 알을 낳는다는 얘기가 있다. 그래서 '꿩의 무릇'이라고도 한다. 끼무릇도 아마 그런 뜻이겠다. 꿩을 뜻하는 '끼'가 잘 먹는 무릇이란 정도.
'본초강목'은 '예기(禮記)' 월령(月令)을 인용해 "5월에 반하가 나오는데 이때가 대략 여름의 절반이 되므로 반하라고 했다"고 적고 있다. 수전(守田), 수옥(水玉)이란 이명이 있다. 단전으로 기를 내린다 해서 수전이라고 한다는 고상한 해석도 있지만, 그냥 밭을 지킨다는 뜻으로 소박하게 해석해도 되겠다. 그 생김새가 둥글둥글하므로 수옥이라 했다.
보리농사가 끝나는 하지 이후에 주로 채취한다. 콩알만 한 둥근 덩이줄기를 캐어 잔뿌리를 제거하고 물에 담가 겉껍질을 벗겨서 햇빛에 말린다. 이것이 생반하(生半夏)다. 그러나 이 생반하를 그냥 먹으면 큰일 난다. 조금만 먹어도 입과 목구멍이 견딜 수 없이 아리고 조직의 마비감이 온다. 반하의 독성 때문이다.
[소재정보]
반하(半夏)는 천남성과에 속하며 학명은 Pinellia ternata으로 우리나라, 일본, 중국 등에 분포하고 뿌리인 덩이줄기에 독성이 있으나 이용 부위도 덩이줄기다.
반하는 여러해살이식물로서 밭에서 잡초처럼 자라며 지하 덩이줄기는 구형이며 1~2cm이다. 잎은 지름 1cm 정도의 알뿌리에서 자라고 1년생이 단엽이고, 2~3년 후에는 3소엽이며 타원형 또는 피침형이다. 줄기는 높이가 20~40cm이고 고온에 약해 여름에는 잎이 고사한다.
꽃은 5~7월에 주걱 모양으로 피고 육수꽃차례에 달린다. 암꽃은 밑에 달리고 수꽃은 위에 달리며 끝이 길게 자란다. 꽃은 노란빛을 띤 흰색이고 열매는 녹색 장과이다.
수확은 7~8월에 괴경을 채취해 외피를 벗기고 햇볕에 말린다. 제주어로 '살마'라 불리었다. 실제적으로 반하는 제주 보리밭에서 자라는 흔한 잡초 같은 녀석으로 초여름에 보리를 수확한 자리의 그늘진 곳에서 종종 볼 수 있었다.
그러나 제주에서 보리농사가 쇠퇴하고 제초제 등 농약 살포 등으로 인해 이제는 보기 힘든 토종 식물이 됐고, 현재 대부분 중국으로부터 수입에 의존하는 실정이다.
반하는 지난 2012년 백수오, 백도라지, 방풍, 석창포, 황금, 우슬, 작약, 하수오, 백출 등과 더불어 제주 10대 약용작물로도 선정된 바 있으며 특히 해발 500m전후 중산간 지대에서 좋은 생육상태를 보임으로써 새로운 소득 작물로 관심을 모은 바 있다.
반하는 에페드린(ephedrin)과 콜린(choline) 등의 유효성분이 있어 거담·이뇨·두통 등에 효과가 높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또한 기침을 멈추게 하는 진해작용과 위장기능 조절 및 이담작용이 있으며 嘔家(구가)의 聖藥(성약)으로 알려질 만큼 구토를 멈추게 하는 작용으로 유명하다.
또한 기침, 급성위염, 두통, 어지러움, 해독 작용이 있으며 반하 추출물은 항암작용을 보유하고 있고 안압 강하 효능도 주목받고 있다.
반면에 날로 먹게 되면 구강이 타들어가며 마비되는 부작용이 생기며, 본초강목에는 반하를 임산부 금기약으로 명시해 놓았는데 실험적으로 임신한 토끼에게 투약했을 때 프로게스테론이 하강하고 탈락막에 변성이 생겨 유산의 가능성을 확인한 바 있다. 생강과 같이 쓰면 부작용도 적고, 효과도 높다고 한다.
[활용현황]
한약재인 반하는 ㈜더페이스샵 명한미인도, ㈜웰코스 효연, (주)네추럴 F&P 월화고은진 등 한방화장품 원료와 마임화장품과 비엔에이치코스메틱 등의 자외선 차단제품 원료에 적용되었다.
[연구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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