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초 편성 4억→3억 상임위 통과…예결위 결정만 남겨
'평가혁신' 도교육청-교육현장 '온도차'…해결 급선무

이석문 교육감이 공약사업으로 추진하는 IB(International Baccalaureate, 국제바칼로레아) 교육과정 도입 과정을 위한 ‘국제 공인 교육 프로그램 운영 예산’이 도의회 예결위원회 결정을 남겨두고 있다.

제주도교육청은 4일 오전 기자실에서 간담회를 갖고 IB교육프로그램을 안정적으로 도입하겠다는 입장을 강조하며 IB교육프로그램 도입 상황을 설명했다.

정이운 도교육청 정책기획실장은 “현재 IB교육프로그램 도입여부를 최종 확정하기 위한 막판 조율을 IBO와 진행하고 있고, 조만간 IBO에서 최종 확정 내용을 발표할 것으로 보고 있고 분위기는 상당히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정 실장은 “IB교육의 최대 강점은 주입과 암기 위주의 학교교육을 탈피하고 사고력과 창의력을 키울 수 있는 토론의 중심의 참여를 보장하는 수업으로 학생들이 즐겁게 수업에 참여할 수 있는 교육”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읍·면지역 학생들은 현재 수업이 재미없어 안듣고 잠을 자는 등 제대로 수업이 진행되지 않는다"며 "IB과정 도입하면 토론식으로 수업이 진행되 아이들이 즐거워 할 것"이라며 IB교육의 필요성을 피력했다.

다시 말하면 평가혁신인 셈이다. 그러나 이 평가혁신이 교육현장에서는 문제가 되고 있는 상황이다.

도교육청의 로드맵에 따르면 IB교육 도입은 초·중학교는 제외하고 고등학교을 대상으로 도입할 예정이며, 그 적용대상이 현재 중학교 2학년 학생들이다. 내년 9월 고입전형이 확정되면 읍면지역 1개 고교를 DP(Diploma Program) 도입학교로 지정할 계획이다.

이 학생들이 고등학교 입학하면 1학년 과정은 공통으로 이수하고 2·3학년때 IB교육과정을 학생들이 취사 선택해서 공부를 하게 된다는 것이 도교육청의 설명이다.

정 실장은 “일단 고등학교를 운영하면서 상황을 체크하고 역량을 갖춘 교사를 만들기 위한 교사연수프로그램도 진행하고 부족한 부분은 순차적으로 개선해 나가겠다”며 IB교육 도입의지를 강하게 피력했다.

제주도교육청은 현재 IBO와 IB교육 도입을 위한 막판 조율중에 있다. IB교육프로그램을 한글로 번역해서 수업을 진행하고 대신 평가는 영어로 진행하기로 합의가 된 상태다.

그러나 정작 현장에 있는 교사들은 제주교육에 IB를 도입한다는 것은 실험용에 불과하며 아직 시기상조라는 입장이다.

정부에서는 수능 등 평가 위주의 정책을 내놓고 있는데 IB교육과정은 수능을 볼 수 있는 교육은 받지 않기 때문에 현행 입시제도와 맞지 않아 도입이 되면 ‘시험대상’이 되버린다는 지적이다.

게다가 기존 읍면지역 학생들이 IB교육에 부담을 느껴 오히려 역으로 밀려나는 경우가 생길 수도 있다는 지적도 제기되고 있다.

IB교육은 엘리트교육으로 국제학교 진학하기 위한 하나의 과정으로 IB과정이 도입됐다. 특히 우리나라에서는 경기외국어고등학교 에 도입해 외국대학에 진학하기 위한 학생들을 대상으로 영어로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와 관련 전국교직원노동조합 제주지부는 지난 달 28일 IB교육과정 제주 도입을 반대하는 723명의 교사들의 서명을 수합해 이석문 교육감과 교육의원들에 전달하고 IB교육 예산을 전액 삭감할 것을 촉구했다.

토론의 중심의 참여를 보장하는 수업으로 평가의 혁신을 본다면 방향성은 옳다고 판단되지만, 도입 과정에서 교사연수, 내신산출, 대입과정 충돌 등 여전히 풀어야할 과제들은 산적해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제주도교육청은 IB시범학교를 추진을 불사하고 있어 제주가 평가혁신을 주도하게 될지 아니면 학생들이 IB교육의 희생양으로 시험대에 오를지 ‘IB교육과정 제주도입’의 향후 방향이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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