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산심사 의원-집행부 설전…"10~30% 일괄삭감, 힘있는 부서 제외"

제주도가 줄어드는 세수로 경상경비를 줄이는 등 허리띠를 졸라맸다고 발표한 것과 관련, 도 본청보다는 행정시와 읍면동 위주로 삭감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3일 속개된 제주도의회 제366회 제2차정례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예산심사 자리에서는 행정시와 읍면동 위주의 경상경비 삭감에 대해 질타가 계속됐다.

앞서 제주도는 상임위별 예산심사 자리에서도 지사 공약사항 등의 이행을 위해 경상경비 부분에서 10~30% 일괄 삭감을 했다고 표명한 바 있다.

강성의 의원(더불어민주당, 화북동)은 "내년 예산상황이 밝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예산 계획을 보면 기대에 못미친다"며 "경상경비를 줄인다고는 했는데 민간이전경비만 줄었다"고 지적했다.

도의 경상경비는 110억원 줄어든데 반해 민간이전경비의 경우 민간자본보조까지 합치면 800억원 넘게 감액이 됐다는게 강 의원의 설명.

좌측부터 강성의, 안창남, 오대익, 윤춘광 의원.

강 의원은 "허리띠를 졸라맸다고 하는데 소관부서별로 틀리고, 행정시 본청과 읍면동만 줄었다"며 "행정시하고 도민들만 예산이 줄었다고 생각할 것이다. 전체 예산은 그렇지 않은데…"라고 쓴소리를 했다.

이에 전성태 부지사는 "읍면동 행정운영경비는 한푼도 안깍았다"고 강조했다.

안창남 의원(삼양·봉개동, 무소속)은 "읍면동 예산 감액을 안했다. 주민숙원사업이나 그때그때 민원발생시 해소해야 할 사업이 많다"며 "읍면동 예산반영률이 얼마인지 아느냐"고 따져물었다.

53.8%라는 답변을 얻어낸 안 의원은 "읍면동에서 예산 올리면 예산부서에서는 도의원들 찾아가서 얘기하라는 흐름이다. 그러면서 읍면동 예산 다 반영됐다 말씀하시면 안된다"고 질타했다.

오대익 교육의원도 "소위 말하는 힘있는 부서인 공보관실, 예산담당관실, 청년정책담당관 등 힘있는 부서는 다 증액됐다"며 "양 행정시는 감액되고, 읍면동도 제주시 11곳, 서귀포시 3곳이 감액됏다"고 추궁했다.

이에 이중환 기획조정실장은 "일률적으로 다 삭감한 뒤 신규부서에 대해서 어느정도 경비를 설정해준 것이다. 힘있는 부서, 힘없는 부서가 어디있겠느냐"고 해명했다.

전성태 행정부지사(좌)와 이중환 기획조정실장(우)

윤춘광 의원(더불어민주당. 동홍동)은 "읍면동 예산들을 더 주지는 못할 망정 줄이고 있다. 행정시에 가는 것들을 더 우대해줘야 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윤 의원은 "작년 대비 올해 상향된 운영비 전부를 삭감할 것이다. 전체가 허리띠를 졸라매는 만큼 집행부도 동의해라"고 엄포를 놨다.

이에 전 부지사는 "그런 차원에서 미리 10~30% 삭감한 것일다. 일률적으로 하는 것을 좀 그런것 같다"고 말끝을 흐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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