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향토자원에 담긴 이야기Ⅲ>미래 블루오션 말하다⑧김정문 선생 주도로 연구회 조직, 산업화 재배…제주가 최적피부탄력, 구강질환 예방…임산부·혈우병 환자 생알로에 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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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
‘자연의 요정’ ‘신비의 식물’ ‘기적의 식물’…. 모두 옛 문헌에서 알로에를 가리킨 말이다. 알고 보면 알로에는 인류의 역사와 함께한 약초다.
기원전 4000년께 세워진 이집트의 한 사원 벽화엔 알로에가 음각(陰刻)돼 있다. 알로에가 약으로 사용된 첫 문헌 기록은 기원전 2100년께로 거슬러 올라간다.수메르(고대 메소포타미아 왕국)의 석판에 따르면 당시 의사들이 알로에를 약용식물로 호평했다. 기원전 1550년께 고대 이집트 도시 ‘테베’의 미라 무덤에서 발견된 고문서엔 ‘미라를 감싼 천에 알로에를 사용했다’고 기록돼 있다.
기원전 4세기 ‘의학의 아버지’인 히포크라테스는 알로에를 임상치료에 썼다. 성경에서도 알로에를 찾을 수 있다. ‘침향’이라고 표현돼 있는데, 무려 네 군데에서 언급된다.
알로에의 약효가 일반인에게 널리 인정받기 시작한 건 12세기 독일의 약전(藥典)에 실리면서부터다. 현재는 우리나라를 비롯해 전 세계 20여 개 나라의 약전에 알로에가 수록됐다. 알로에는 알렉산더 대왕의 페르시아 원정 때 현재의 이란 지방까지 전파됐고, 이후 실크로드를 통해 중국으로 전해졌다. 그 덕분에 우리나라, 일본 순으로 알로에가 동양에 보급됐을 것으로 추측된다.
우리나라에서는 알로에가 1610년 허준의 『동의보감』에서 ‘노회’로 소개된다. 허준은 “노회(알로에)가 성질은 차고 쓰며 독성이 없다. 개선(옴)과 어린이의 열경(열성경련)을 다스린다”고 기록했다. 이후 근대의학의 중심이 서유럽으로 이동하면서 알로에는 한동안 잊혀졌다가 1934년부터 다시 시선을 끌었다. 당시 X선을 장시간 취급한 의사의 손가락 관절에 마비·염증이 생겼는데, 알로에 베라 겔이 치료 효과를 냈다.
[소재정보]
알로에(Aloe)는 크산트로이아과(Xanthorrhoeaceae) 알로에속의 여러해살이 다육식물(사막식물)로 노회(蘆薈)라고도 하는데, 노회는 알로에의 '로에'를 음차(音借)한 것이다. 이집트·그리스·로마에서는 기원전부터 재배하였고 아프리카 주변 도서지역과 중동지역이 원산지이며 주로 멕시코, 베네주엘라, 자메이카, 미국 남부, 인도, 말레이지아, 일본의 남부 등지에 전파되어 야생되거나 재배되고 있다.
우리나라는 1945년 이전에 알로에 아보레센스(Aloe aborescens) 등이 도입되었으나 그 경로는 분명하지 않으며, 1981년 김정문 선생 주도의 알로에 건강법 연구회가 조직되어 산업화 재배가 시작되었다. 동의보감에는 알로에를 ‘페르사에서 나는 나무진’라 하여 감질, 기생충, 치질, 옴, 경기 등에 효능이 있다고 전해지고 있다. 알로에속 식물은 세계적으로 약 550여종이 분포되어 있지만 약용으로 쓰이는 것은 6∼7종에 불과하며 한약규격에는 알로에를 A. ferox 또는 A. africana 및 A. spicata로 규정하고 있다. 한편 알로에는 케이프 알로에(Cape aloe : 페로스종), 스코트라 알로에(Scotra aloe : 페리종), 큐라소 알로에 (Curacao aloe : 베라종) 등 제약 재료로 가공하여 쓰는 ‘약전 알로에’와 알로에 아르보레스켄스 (A.a rborescens), 알로에 베라 (A. vera), 알로에 사포나리아(A. saponaria) 등 생체를 그대로 쓰는 ‘생약 알로에’로 구분된다.
알로에는 ‘조용한 치료자(Silent Healer)’로 불리며 위 건강과 변비개선, 노화방지 등을 돕는 약초로 주목받고 있다. 알로에의 우르신 성분은 위나 십이지장 등에 상처·염증이 생기는 궤양질환 완화에 효과가 있으며 알로인과 에모딘 성분은 대장 점막을 자극해 장의 연동운동을 대변이 장을 통과하는 시간을 단축시켜 변비 개선을 돕는다.
또한 알로에는 콜라겐 합성을 도와주는 유기산이 풍부하며 수분함유량도 높아 피부탄력 유지에 도움을 준다. 알로에틴 성분은 무좀이 악화하는 것을 방지하고 가려움증을 완화하는 등 염증억제와 세균과 곰팡이에 대한 살균효과가 있다.
그 외에 알로에는 잇몸 및 구강 건강에 이로운 천연 항균 성분이 들어있으며 다양한 비타민과 미네랄이 세포건강과 성장을 도와 각종 구강질환을 예방한다. 알로에는 우리나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면역력 강화 기능을 인정한 원료이지만 단단한 가시 때문에 일반 개인이 복용하기 힘들어 국내 기업들이 알로에를 활용해 만든 다양한 건강기능식품으로 섭취하고 있다.
한편 알로에의 부작용도 있는데, 손등과 귓불 등에 알로에를 살짝 발랐을 때 발진현상이 있으면 알레르기 반응 증상이라 여겨야 되며 생알로에는 출혈 과다를 일으킬 우려가 있으므로 생리중인 여성과 혈우병 환자, 임산부, 수유부 등은 주의해야 한다.
알로에는 연평균 기온 23도 이상의 더운 지역에서 자라는 식물로 비를 충분히 맞아야 잘 자라지만 토양이 습하면 오히려 뿌리가 부패하기 쉬우며 물이 잘 빠질 수 있는 흙에서만 초록 잎을 피운다. 그러므로 거친 토양과 바람, 현무암층으로 인한 원활한 배수가 장점인 제주는 알로에 재배의 최적지이며 알로에가 대단위로 재배할 수 있는 배경이 되는 셈이다.
[활용현황]
알로에 제품으로는 제주지역내 알로에 농장을 대단위로 보유하고 재배중인 김정문알로에(주)와 제주농장(영)에서 알로에겔, 알로에정 등 다양한 건강식품과 화장품들이 국내에서 유명세를 타며 판매되고 있다. 또한 제주산 알로에추출물은 제주화장품 인증제품의 핵심원료로서 ㈜콧데, ㈜대한뷰티산업진흥원, 지브이코퍼레이션, 제이어스, 유엔아이제주, 마랑제주 등의 화장품에 적용되고 있다. 그 밖에 아리따움, 더페이스샵, 쥬단학, 더샘 브랜드 등에 제주산 알로에추출물이 적용되어 활용도가 점차 증대되고 있다.
[연구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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