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토리]

당근의 이름은 ‘단맛이 나는 뿌리(糖根)’라는 뜻에서 유래됐다고 한다. 또 뿌리가 붉은 색이고 단맛이 나는 무우라는 뜻으로 ‘홍당무’라고 한다.

한편 당나라에서 들어와 당근(唐根)이라고 하는 이가 있으나 근거가 희박하다. 당나라(618-907) 때에는 당근을 재배한 사실이 없기 때문이다. 중국에는 원나라(1271-1368) 초기에 중앙아시아에서 처음으로 전래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자명은 호나복(胡蘿蔔), 황라복(黃蘿蔔), 홍라복(紅蘿匐), 학슬풍(鶴虱風)이라 한다. 영자명은 carrot 이며 켈트어의 색깔이 붉다는 뜻으로 celtic에서 유래했다. 일본에서는 인삼과 발음이 비슷한 ninjin(ニンジン)이라고 부른다.

당근의 원산지는 중앙아시아의 아프가니스탄 등으로 알려져 있다. 유럽에는 12세기경 아랍으로부터 스페인에 전파돼 13세기에 이탈리아, 14세기에 네덜란드, 독일, 프랑스로 확산되고, 15세기에 영국에서 재배가 시작됐다고 한다. 미국에는 1565년경 도입됐다. 중국의 경우에는 원나라(1280-1367) 초기 중앙아시아에서 전래됐다고 한다.

우리나라의 당근 재배역사는 중국에서 들어온 것으로 추정되지만, 언제 누가 어떻게 들여왔는지는 알 수 없다. 고전(古典) 등의 문헌에도 이 부분에 관한 기록은 찾아보기 어렵다. 따라서 우리나라에서 당근을 재배한 역사는 매우 짧은 것으로 생각된다. 1894년부터 조선을 4차례 여행한 영국 출신의 지리학자 이사벨라 비숍(Isabella Bird Bishop, 1831-1904)은 “조선과 그 이웃나라들(Korea and her neighbours)"의 저서에서 조선인이 먹는 식품 목록에 당근이 포함돼 있다.

‘당근과 채찍’에 관한 이야기가 있다. 달고 맛있는 당근과, 맞으면 아프고 두려움을 상징하는 채찍에 관한 내용이다. 예로부터 당나귀는 운송수단으로 이용했는데 당근을 잘 먹고 매우 좋아했다. 그러나 고집이 있고 힘이 세 부리기가 힘들 자 채찍을 사용했다. 이때 당나귀가 일을 잘하면 당근을 주고, 못하면 채찍으로 벌을 주면서 적절한 방법으로 조절했다.

이 같은 방법은 아이들의 교육을 비롯해 국제사회까지도 유화책(宥和策)과 강경책(强勁策)의 수단으로 적용하고 있다. 경제활동과 기업 경영에서도 폭넓게 쓰이고 있다. 세계적인 기업 애플의 CEO 스티브 잡스는 ‘채찍보다 당근을 더 주어라(Use more carrot than stick)’라는 말을 남겼다.

[소재정보]

당근의 학명은 Daucus carota L로 중동 아프카니스탄이 원산지이다. 자생종 당근은 지금의 오렌지색이 아니라 보라색이었으나 노란색과 흰색 당근이 자연적으로 출현해 유럽에 전해지면서 17세기 네덜란드 농부들에 의해서 현재 익숙한 오렌지색 품종으로 개량됐다.

제주도의 당근재배 면적은 2017년 1408 hr, 2016년 1368 hr, 2015년 1552 hr, 2014년 1694 hr, 2013년 1505 hr, 2012년 1112 hr, 2011년 1549 hr로 최근 7년간 큰 변동은 없으나 생산량과 조수익은 변동량이 심한 편이다. 생산량 2017년 5만 195t, 2016년 3만3995t, 2015년 5만8036t, 2014년 6만8099t, 2013년 5만2700t, 2012년 2만 658t, 2011년 6만1104t이며 각각의 조수익은 2017년 477억9300만원, 2016년 721억 300만원, 2015년 561억7300만원, 2014년 544억7800만원, 2013년 444억8400만원, 2012년 698억1600만원, 2011년 733억2400만원이다.

제주 당근 재배면적은 2017년 기준 전국 생산량의 63%를 차지하고 있는데 이는 제주도의 토양 환경에 기인한다. 제주도 당근 밭의 흙을 ‘뜬땅’이라고 해 검고 기름지며 부슬부슬하고 푹신푹신하다.

제주 당근은 추운 겨울을 이겨내 몸에 당분을 축적해 12월말에 수확한다. 또한 일반적으로 당근 재배 기간은 100일∼120일 정도이지만 온화한 기후조건으로 인해 제주 당근은 150일∼180일까지 재배가 가능하다.

그러나 외국산 종자 점유율이 85% 정도로 높아 국내 품종 보급이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으며 최근 제주농업기술원은 뿌리 맺힘이 우수하면서 기존에 재배되고 있는 ‘드림7’ 보다 당도가 높고 맛과 향이 뛰어난 ‘탐라홍’ 품종을 개발하고 품종보호 출원과 농가보급 실증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또한 컬러당근과 미니당근 등 다양한 기능성당근 품종 개발도 추진되고 있다.

인삼 재배가 어려운 일본에서는 오래전부터 당근을 인삼에 버금가는 약재로 여겨왔으며, 동의보감 등 한의학에서도 당근의 잎과 씨, 뿌리를 훌륭한 약재로 여겼다.

당근은 채소계의 인삼이라 할 만큼 베타카로틴 성분이 많이 포함돼 있어 몸속에서 프로비타민 A로 바꿔 시력을 보호하고 야맹증을 예방한다. 당근 100g에는 약 7.5㎎의 베타카로틴이 함유돼 있으며 강한 항산화와 항암작용을 해 폐암, 후두암 자궁암 등에 예방효과가 있는 알카리성 식품이다.

또한 당근은 피부의 보호막을 형성하고 보습을 도와줘 추운 계절 각질 발생 예방에 도움이 되고, 소염 작용도 우수하며 피부 모공 속의 병균에 대한 저항력을 높여주고 여드름·습진 등 피부 질환을 완화시키는 등 건강한 피부를 유지하는데 도움을 준다.

이 외에도 식이섬유가 풍부해 장내 환경을 개선하고, 아이들의 성장발육과 노화방지·탈모·빈혈·변비·야뇨증 등에도 도움이 된다. 당근은 밝은 주황색일수록 베타카로틴 함량이 높은 것이고 검은 빛이 없는 것이 신선한 상품이라 쉽게 구별할 수 있다.

[활용현황]

제주 당근은 당근쥬스와 진액 및 일부 고추장 형태로 제품화돼 있다. 제주기업으로는 비케이바이오의 자색당근진액과 혼디드렁(영)의 뱅디당근쥬스가 유명하며 구좌 친환경 당근(영)의 도르멍 고추장도 특색적이다.

또한 도외 기업으로서 웅진식품의 제주당근농장 쥬스와 ㈜핸드앤핸드의 구좌향당근쥬스가 제주 당근을 핵심원료로 활용하고 있다. 도외기업인 ㈜디사이플스의 반려견용 당근껌도 제주당근을 활용한 가공품개발의 확대를 위해 눈여겨 볼만하다.

한편 화장품으로는 ㈜빅디테일의 오린비 브랜드, 웰코스의 과일나라 브랜드, 제이준코스메틱 및 A&BO코스메틱 제품에 당근 추출물이 활용됐으며, 제주기업으로는 ㈜비케이수의 아랑몰랑 브랜드 제품에 당근추출물이 적용됐다.

[연구현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