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서울농수산식품공사 합의…내년 4월까지 시뮬레이션
고령농·영세농 한해 상차경매 유지…1년 유예 보도는 '혼선탓'

서울시와 제주도의 진실공방까지 벌어졌던 제주산 양배추 하차경매와 관련 내년 4월까지 일부 유예하는 것으로 일단락 됐다.

그러나 하차 경매와 관련해 1년 유예를 검토하겠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던 제주도 입장에서는 체면을 구긴 격이 되며, 성급한 발표였다는 지적이 계속될 전망이다.

안동우 정무부지사와 김경호 서울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은 16일 오후 제주도청 기자실에서 양배추 하차경매와 관련한 기자회견을 가졌다.

앞서 제주도는 지난 12일 보도자료를 통해 전날 원희룡 지사가 상경해 박원순 서울시장을 만난 자리에서 제주의 지리적 특수성을 감안해 양배추 하차경매 1년 유예를 검토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고 대대적으로 홍보했다.

이에 서울시는 같은날 해명자료를 통해 박원순 시장은 양배추 하차경매 1년 유예를 약속한 사실이 없으며, 다른 지역과의 형평성 때문이라도 하차거래 원칙을 지켜나갈 것이라고 반박했다.

진실공방 양상으로 번지자 16일 속개된 제주도의회 도정질문에서도 질타가 이어졌고, 결국 원 지사는 박 시장이 유에 검토를 서울시농수산식품공사에 지시하겠다는 약속을 받았다고 시인했다.

사실상 실무진에서는 아무것도 이뤄지지 않은 채 제주도에서 자의적으로 1년 유예라고 홍보한 셈이다.

기자회견에서 안 부지사는 "올해산 양배추는 일정부분 하차경매로 하고, 고령·영세농 등 어려운 농가는 기존 상차 방식을 하기로 합의를 봤다"고 밝혔다.

지난해 가락동 시장으로 양배추를 출하한 271농가 중 규모화된 농가는 하차경매를, 고령·영세 농가는 상차 경매를 유지한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발생하는 추가 비용은 서울농수산식품공사와 도가 협의해 가기로 했다.

유예 시점에 대해서는 우선 내년 4월까지 시뮬레이션을 통해 합리적인 방안을 찾아가기로 했다.

김경호 사장도 "지난해 가락시장으로 출하한 분이 271분이었고, 이분들에 대한 유예 요청이 있었다"며 "당초 하차경매가 원칙이나, 고령이시거나 가족단위 농업으로 신속히 적응이 어려운 분들이 있어 그 분들에 한해 기존방법을 유지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도 김 사장은 "기존방법 유지는 올해가지다"며 "내년부터는 제주도와 협력해 방법을 강구하겠다"고 일축했다.

농가 혼선과 관련해서 안 부지사는 "양배추 출하와 관련한 논의는 계속 진행하고 있었고, 지사와 박 시장의 대화도 있었다"며 "양측에서 발표한 내용과 언론보도 자료들에 혼선이 있었던 것 같다"고 말을 아꼈다.

저작권자 © 제주도민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