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강정마을회 찬성 회견·해군 공식 발표·도의회도 입장선회
강정해군기지 반대 평화대행진 중...단 하루만에 ‘일사천리’처리

정부가 2018 국제관함식 제주 강정마을 개최를 공식 선언했다. 제주도의회도 강정마을회 주민 투표 결과에 따라 이미 상정돼 있던 국제관함식 반대촉구 결의안을 오는 3일 열릴 예정인 본회의에도 상정하지 않겠다고 의견을 모았다.

강정해군기지를 반대하는 도민들은 30일부터 평화대행진을 시작했고, 강정마을회는 31일 오전 9시 관함식 찬성 입장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열었다. 같은 날 제주도의회 의원들은 오후 1시 회의를 열고 관함식 반대 촉구 결의안을 상정 보류키로 의견을 모았다. 해군은 이날 오후 2시 기자회견을 열고 관함식 개최를 선언했다. ‘일사천리’로 국제관함식 제주개최가 공식화 되고 있다.

해군은 올해 10월 10일 부터 14일까지 5일간 제주에서 ‘평화와 민군상생’을 위한 ‘2018 국제관함식’을 개최한다고 31일 밝혔다. 해군은 이번 국제관함식을 ‘평화’와 ‘민군상생’에 초점을 맞췄다고 강조했다.

해군은 세계 여러 나라 해군이 한자리에 모여 화합과 세계평화를 도모하는 국제행사로서 ‘세계 해군의 축제’라 불리는 문화축제라고 강조한다.

해군은 이번 국제관함식이 제주 앞바다를 ‘상생’과 ‘평화’의 바다로 만드는 계기가 되기를 기대한다.

해군은 또 제주민군복합형 관광미항 건설 과정에서의 상처를 치유하고, 민군이 화합하고 상생할 수 있는 기회로 삼기 위해 제주에서 개최한다고 강조한다.

해군 사열. / 사진=해군

심승섭 해군참모총장은 “제주민군복합항건설사업 추진과정에서 강정주민들을 비롯한 제주도 사회에 아픔과 부담을 드린 점에 대해 안타깝게 생각한다. 그럼에도 이번 국제관함식을 제주에서 개최하게 된 것에 대해 제주도민과 강정마을 주민들께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며 “이번 국제관함식을 성공적으로 개최해 그간 갈등을 딛고 민군이 화합과 상생으로 나아가는 전기(轉機)가 되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해군은 앞으로 지역 주민과 긴밀한 협의를 통해 주민의 의견을 행사에 반영함으로써 주민과 함께하는 2018 국제관함식이 되도록 추진하고 개최 취지에 부합할 수 있도록 평화와 화합 프로그램으로 구성할 예정이다.

5일간 열리는 국제관함식 기간 동안 해상사열, 서태평양해군심포지엄(WPNS : Western Pacific Naval Symposium), 부대 및 함정 공개, 기념공연, 불꽃축제 등이 열린다.

해상사열은 10월 12일에 열릴 예정이다. 해상사열은 국민들이 우리 해군함정 시승함을 타고 바다에서 항해하는 우리나라와 외국 해군함정을 직접 사열하는 의식이다. 해군은 온라인 이벤트를 통해 일반 국민도 대거 초청할 예정이다.

바다 위에서 뿐만 아니라 땅 위에서도 다양한 즐길 거리가 제공된다. 해군은 주말인 10월 13~14일 제주민군복합항에서 대국민 부대개방행사(World Navy Weekend in Jeju)를 계획하고 있다.

해군 사열. / 사진=해군

부대개방 행사에서는 국내외 해군함정 공개와 체험홍보부스, 프린지공연(외국군, 지역문예단체, 시민들의 즉석공연) 등을 통해 세계 여러 나라 해군과 지역의 문화를 소개할 예정이다.

기간 중 열리는 참가국 축하행진, 연합 해군 군악대 연주회, K-POP 공연, 불꽃축제 등 기념공연은 참가국 장병은 물론 국민 누구나 관람할 수 있다.

한편 31일 오후 제주도의회 의원들은 회의를 열고 국제관함식 제주개최 반대 결의안 상정 여부를 논의했다. 회의에 참석한 한 의원은 “강정마을회가 지난 28일 주민 투표를 한 결과 관함식 개최로 결론 났다. 이후 강정마을회 쪽이 의회에 반대 촉구 결의안 폐기를 공식적으로 요청해 왔다”며 “이러한 저간의 사정을 감안해 의장께서 나름대로 판단하도록 위임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당초 이 결의안은 모든 의원들이 동의해서 발의 됐는데 의장께서 직권으로 상정을 보류했다. 이에 대해 의장께서 여러가지 유감을 표명했다”며 “다만 소통을 통해서 상정여부를 결정해 줬으면 좋겠다는 의견이 있었고 의장도 적극 수용했다. 의회가 반대 결의안을 상정해서 처리하는 것은 여러가지 문제점이 있을 것으로 판단하고 의장께서 적절하게 처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해군 사열. / 사진=해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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