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업 제주경제 영향력은 떨어져…지역경제 뇌관 전망
2017년 이후 건설지표 불황 늪…업체 체감경기는 ‘양호’

제주 건설경기 불황이 지역경제 뇌관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제주 건설경기 불황이 지역경제 뇌관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건설경기 활황에 따라 건설업체는 배를 불렸지만 건설 노동자 취업도 줄어드는 등 올해 이후에는 건설업이 제주경제에 미치는 영향력이 떨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더욱이 제주지역 관광객 및 인구순유입 등이 2017년 이후 감소되면서 도내 건설수요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터무니없이 비싼 집값과 물가, 턱없이 낮은 임금 등이 관광객과 인구유입을 주저하게 만드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는 셈이다.

한국은행 제주본부가 30일 발표한 ‘최근 제주지역 건설업 현황 및 과제’ 제주경제 브리프를 보면 제주지역 건설업은 지난 2015년과 2016년 최대 활황을 맞았다. 이 두 해에 연평균 20%대 높은 성장률을 보이며 전체 제주경제 성장에 기여했다. 하지만 2017년 이후 나타난 건설지표는 불황 늪을 헤어 나오지 못하고 있다. 그러나 역설적이게도 업체 실제 체감 경기는 다소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건설지표는 불황이지만 업체는 그 만큼 수익을 냈다는 의미다.

2017년 들어 제주지역 건설수주액은 2013년 이전 수준으로 큰 폭으로 떨어졌다. 이에 허가, 착공 면적도 감소했고, 올해도 이 같은 감소세가 이어지고 있다.

한국은행 쪽이 분석한 자료를 보면 2018년 1/4분기 건설수주액은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7.5% 감소했으며 건축허가 및 착공 면적도 같은 기간 대비 각각 34.9%, 34.7% 줄었다.

이 같은 현상은 건설 노동자 일자리 감소로도 이어지고 있다. 제주지역 건설업 취업자수는 지난해 3/4분기 이후 증가세가 둔화되다 올해 들어 감소로 바뀌었다. 2018년 1/4분기 및 2/4분기 중 건설 노동자 취업자수는 2천명, 3천명이 줄었다.

설상가상으로 주택이 ‘우후죽순’ 늘어났다. 2016년 이후 주택준공실적이 세대수 증가 등 실수요를 웃도는 상황이 지속됐다. 2018년 6월중 주택매매거래량도 2015년 1월에 비해 약 40% 줄어든 데다 미분양 주택수도 2015년 114호에서 올해 5월에는 1286호로 대폭 늘었다.

한국은행 쪽은 주택수요 부족이 이어지는 가운데 악성재고로 분류되는 준공 후 미분양 물량도 향후 늘어날 가능성이 있어 당분간 수택수급여건 개선을 기대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본다.

이 같은 상황에도 건설업체 재무상황은 양호한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이 지난해 제주지역 건설업체 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 제주지역 건설업체들은 성장세를 이어왔다. 수익성, 재무건전성 등도 개선됐다. 실제 지난해 제주지역 건설업체 매출액 및 총자산 증가율은 각각 23.2%, 8.8%로 견조한 성장세를 나타냈으며 증가율을 크게 웃돌았다.

이 같은 성장에도 불구하고 올해 들어 성장률은 하락할 것으로 추정된다. 한국은행 쪽에 따르면 건설자재 제주 입항 물량이 2018년 1분기 보다 29.1% 감소하는 등 2016년 하반기 이후 발생한 건설 수주 절벽이 현실화 되고 있다.

예래휴양형 주거단지, 헬스케어타운 등 공사가 중단됐다. 신항만, 제2공항 건설도 현재 환경, 주민반대 등으로 착공이 불확실한 상태다.

설상가상 예래휴양형 주거단지(총 사업비 2조5천억원), 헬스케어타운(1조5천억원) 등은 공사가 중단됐다. 신항만, 제2공항 건설도 현재 환경, 주민반대 등으로 착공이 불확실한 상태다. 한국은행 쪽은 “이 같은 불확실성은 단기적으로 공사물량 급감, 중장기적으로는 도민, 건설관계자 등 이해관계자간 분쟁 등을 유발시켜 제주경제 발전을 방해할 수 있다”고 분석한다.

한국은행 쪽은 지난 2010년 이후 도내 건설업체 수가 급격하게 늘고, 이들 대부분이 제주에서만 공사를 하고 있어 과당경쟁을 유발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건설경기가 부진할 경우 일부 업체들은 도산할 가능성도 있다고 본다.

지난 2016년 기준 도내 건설업체 수는 2544개로 2010년 1302개 대비 95.4%가 늘었다. 이는 전국 증가율인 40.5% 보다 두 배 이상 높은 수치다. 이 기간 종사자 수는 34% 늘었고, 1인당 임금은 두 배 가까이 올랐다.

이 같은 상황과 맞물려 건설 수요가 계속해 줄어들면서 악재가 더해지고 있다. 특히 그 동아 제주지역 건설경기를 이끌었던 관광객 및 인구순유입 등 건설 수요 측면 요소가 2017년 이후 줄면서 도내 건설수요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실제 지난해 제주지역 전체 관광객은 2016년 대비 6.9% 줄었고 인구 순유입 규모도 2007년 이후 처음으로 줄었다.

한국은행 제주본부 쪽은 “도내 건설경기가 위축될 경우 도내 건설업체 경영여건이 급격히 낮아질 수 있다. 최근 늘어난 건설업체 과당경쟁이 심화 돼 업체 파산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있다”며 “과당경쟁을 미리 막기 위해서는 건설시장을 도외 지역으로 확대하기 위한 노력이 필요하다. 또 중장기적으로는 한계기업을 정리하는 등 구조조정을 통해 도내 업체들 경쟁력을 노필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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