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천읍 선흘1리 마을회, “람사르습지 훼손 위험” 지적

조천읍 선흘1리 마을주민들이 “람사르습지 동백동산을 위협하는 제주사파리월드 사업은 취소돼야 한다”고 촉구하고 나섰다.

조천읍 선흘1리 마을회는 27일 성명을 내고 “오늘 제주도 도시계획위원회가 제주사파리월드 사업에 대한 관광·휴양 개발진흥지구 지정(안)을 심의할 예정”이라며 “선흘1리는 이에 대해 지정 불허를 강력하게 거부하며 이를 강행할 경우 좌시하지 않겠다”고 경고했다.

성명에서 선흘1리 마을회는 “세계 람사르 습지도시 인증 후보지역인 조천읍은 습지보호지역인 동백동산을 간직하고 있고 동백동산은 선흘곶자왈 지대로서 동복리 곶자왈과 경계를 같이한다”며 “동백동산은 유네스코가 지정한 세계지질공원, 산림청 지정 연구시험림, 제주도 기념물 10호로 국내외 관광객과 학계 등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고 전제했다.

특히 마을회는 “세계에서 이곳 일대에서만 발견되는 제주고사리삼을 포함해 수많은 멸종위기 동식물의 보고로, 생태교육과 생태관광지로도 유명하다”며 “연중 탐방객이 2만9,000명에 달하는 선흘곶자왈은 치유와 힐링의 장소로도 유명한 곳으로, 곶자왈 보전 정책에 힘써야 마땅한 곳”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인근 동복리 산 1번지에 추진되고 있는 제주사파리월드 조성사업으로 인해 제주도를 넘어 세계적 보전 가치가 높은 동백동산이 훼손될 위험에 빠졌다”며 “사파리월드 사업이 진행될 경우 사업부지인 곶자왈의 파괴는 당연지사이며 인근의 동백동산과 마을들도 큰 피해를 입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더욱이 마을회는 “호랑이, 코끼리, 하마 등 총 141종 1,172두의 대형 야생동물을 사업부지에 들여온다면 선흘곶자왈 생태계 교란, 동물의 탈출로 인한 인명 피해 가능성, 동물의 분뇨 처리 문제 등 이루 헤아릴 수 없는 많은 문제들이 속출할 것이 불을 보듯 뻔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마을회는 “선흘1리는 지난 8년 동안 습지와 곶자왈을 미래세대를 위한 유산으로 여겨 세계적 람사르습지도시 인증을 추진했다”며 “다가오는 10월21일 아랍에미레이트 두바이에서 열리는 제13차 람사르총회에서 <조천읍람사르습지도시> 인증서를 받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때문에 선흘1리 주민들은 사파리월드와 관련, 다음과 같은 문제점을 집중 제기했다.

◆ 사파리월드 사업의 문제점

1. 조천읍 람사르습지도시 인증의 장애

=지난 8년 동안 습지 가치에 대한 세계적 인증인 람사르 습지도시를 준비해왔다. 오는 10월에 인증서를 수여 받을 예정이다. 그런데 사파리월드 사업이 강행될 경우 사업부지와 바로 인접한 동백동산의 생태적 가치를 훼손할 우려가 있기 때문에 조천읍 람사르습지도시 인증이 취소될 수 있다. 더욱이 람사르습지도시뿐만 아니라 동백동산에 대한 람사르습지 인증도 취소될 가능성도 있다.

=람사르 사무국은 주민참여 습지 보전과 이용이 모범적인 지역에 람사르습지도시 인증을 주고 있다. 인증 후 지역의 세계적 청정 브랜드 효과와 신뢰성이 인정되어 환경보전은 물론 지역 농수축산물의 청정성을 확보하게 된다.

=이에 제주시 조천읍은 동백동산을 기반으로 2016년부터 람사르습지도시 인증 환경부 시범사업지로 채택되어 준비를 하고 있다.

2. 제주고사리삼과 순채 서식지 파괴와 생물다양성 훼손

=사업부지는 동백동산과 경계를 같이하고 있는, 선흘곶자왈은 생태축이 이어지는 곳으로 사업이 강행될 경우 이곳에 서식하는 환경부 멸종위기종인 제주고사리삼, 순채, 팔색조, 큰오색딱다구리, 팔색조, 긴꼬리딱새(삼광조) 서식지가 파괴될 것이다. 또한 이곳은 백서향 등 희귀식물과 특산식물이 서식하는 곳으로서 다양한 파충류의 산란장소와 서식처도 위협 받을 것이다.

3. 습지 및 지하수 오염 및 훼손의 문제점

=현재 사업부지 인근 동백동산은 습지보호지역을 포함하고 있다. 습지보호지역 경계 안에만 보전한다고 습지보호지역을 지킬 수 있는 것이 아니라 주변 생태계가 보전 되어야 건강한 습지가 유지되고, 지하수 또한 보전이 될 것이다.

=그러나 사파리월드 사업은 제주 중산간 지역이면서 지하수 함양율 충전지대인데 대규모 개발이 된다면 습지 및 지하수 오염과 훼손의 문제점이 우려된다.

4. 동백동산 생태계 고립 우려

=선흘곶자왈은 10여 년 전 묘산봉 관광지구 세인트포 골프장 사업으로 이미 절반이 잘려나갔다. 사파리월드 사업이 추진될 경우 동백동산은 점점 생태적으로 고립될 것이다. 생명은 연결되어야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다. 동백동산과 더불어 선흘곶자왈과 동복지역의 자연이 모두 이대로 보전되어야 건강한 자연이 유지돼야 한다.

이같은 문제점을 들어 선흘1리 마을회는 다음과 같이 요구했다.

1. 위의 여러 가지 위협적인 문제로 인하여 선흘1리는 주민들은 동복리 산1번지에 계획된 사파리월드 사업계획을 전면 취소하기를 바라는 동시에 도시계획위원회는 27일 열릴 심의회의에서 사파리월드 사업지의 관광휴양 개발진흥지구 지정을 불허하라.

2. 수년 동안 조천읍이 준비해온 람사르습지도시 인증을 목전에 두고 포기하는 세계적 수치를 겪지 않기를 바라며, 인증에 성공하여 미래세대를 위해 남겨 줄 습지와 곶자왈의 보전이라는 이 시대 사명을 다할 수 있도록 지원하라.

3. 제주도는 사파리월드 사업 부지에 포함된 도유지 부분에 대하여 임대거부의 입장을 빠른 시일 내에 표명하라.

4. 제주도는 조천읍의 생태적 가치를 지키려는 뜻에 함께하기를 바라며, 앞으로 동복리와 조천읍이 협력하여 사람과 자연과 문화가 꽃피고 제주도가 커지는 꿈을 꿀 수 있도록 정책을 마련해주기를 바란다.

5. 제주도는 환경수도답게 환경 보전의 일관성을 유지하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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