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의회 행자위원, 입 모아 조직개편 ‘도청이 커지는 꿈’지적
김황국·홍명환·강철남, “공무원 감축 약속 안 지켜 도민에 사기”

김황국, 강철남, 홍명환 제주도의회 의원.

제주도가 공무원 241명을 늘리고 대변인실 인원만 41명으로 증원하는 등 조직개편안을 추진하고 있는 가운데 제주도의회 의원들이 강한 우려감을 밝혔다. 심지어 이번 조직개편안을 두고 강성균 행정자치위원장은 ‘머리와 입만 큰 조직개편’이라고 비판하는가 하면 매년 반복되는 산지폐기 문제를 언급하며 1차산업 분야가 강화되는 조직개편이 돼야 한다고 주문했다.

제주도의회 행정자치위원회(위원장 강성균)는 26일 회의에서 제주도가 제출한 조직개편안을 집중 다뤘다.

김황국 의원은 조직개편안을 ‘도지사의 제왕적 개편안’이라고 규정하며 “도지사 직속으로 제가 파악한 바로는 소통혁신정책관실에 34명, 대변인실 41명 등 총 75명이 소속된다. 과거에 대변인실은 정무부지사 라인에 있었다. 이 부분을 어떻게 설명할 것이냐. 그래서 제왕적 도지사라고 표현했다”고 지적했다.

이중환 제주도 기획조정실장은 “도지사 직속으로 소통, 대변인실 두고 있지만 대부분 상당수 인력은 기존 부서에 흩어져 있던 업무를 이관하고 보강하는 것”이라며 “이제까지 도지사가 받아왔던 소통부족, 공무원 천국이라는 비판에 따라 조직개편을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황국 제주도의회 의원.

김황국 의원은 이번 조직개편에 읍면동 조직이 축소된 것을 우려했다. 김 의원은 “읍면동 조직은 변화가 거의 없다. 의원님들이 요구하는 게 행정시 권한강화”라며 “결과적으로 읍면동 조직의 변화가 없다는 건 문제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중환 실장은 “행정시 의견을 존중하고, 도청 담당부서 공무원도 읍면동에 직접 가서 의견을 듣는다”며 “결국 행정시 의견을 존중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강철남 의원은 특정인을 위한 조직이나, 조직개편은 절대 안 된다고 지적했다.

강 의원은 “특정 사람을 위한 조직이나 조직개편이 되서는 안 된다. 없는 자리에 사람을 먼저 채용하는 것은 정말 문제가 있다”며 “(이번 조직개편을 보면)지나치게 입만 큰 대변인실이라고 생각된다”고 비판했다.

강 의원은 그러면서 “특별자치도 출범하면서 공무원 수를 줄이겠다고 약속해 놓고 시군구를 폐지했다. 그런데 공무원 수는 늘어났다”며 “시군구 폐지를 통한 특별자치도는 실패했다”고 주장했다.

이중환 실장은 “공무원 정원은 행정수요에 맞게 조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공무직의 업무체계를 개선해서 비정규직 양산을 억제하고 도민들에게는 전문성있는 서비스를 할 필요가 있다”고 맞섰다.

강철남 의원은 “특별자치도 출범이후 읍면동 주민자치기능을 강화하겠다고 했다. 근데 조직을 보면 오히려 읍면동이 홀대되고 있다”며 “행정사무는 제주도에서 행정시로, 행정시에서 읍면동으로 옮겨가고 있는데 인력은 줄고 있다. 특별자치도 출범목적에도 위배되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이중환 실장은 “(제주도는)읍면동 기능이 활성화 돼 있다. 제주지역 읍면동에 많은 공무원들이 근무하고 있다. 그럼에도 일선혀장 의견은 행정수요보다 공무원 수가 적다는 것”이라며 “이번 조직개편안을 마련하는 과정에서는 양 행정시 인사조직부서로 하여금 읍면동 전체에 대한 분석을 하고 방문해서 여러 의견을 듣고 반영했다”고 답했다.

강철남 의원은 “인력을 늘리지 않는데 사무는 (읍면동에)너무 많이 넘겨줬다. 해양환경, 주차문제가 그렇다”며 “제주시 동지역에 재무계도 폐지하는 것으로 계획돼 있다. 읍면동 정책적인 고민이 전혀 없다”고 비판했다.

이중환 실장은 “가장 적은 수의 공무원으로 같은 효과를 냈으면 좋겠다는 것이 우리 입장이다”며 “행정시 읍면동 욕구를 충족시켜주기 어려운 우리 사정이 있다. 읍면동까지 포함해서 어느 정도 인력이 필요한지 의견을 달라고 했을때 1000명 넘게 요구가 있었다. 읍면동이 주민 직접 서비스를 하고 있기 때문이다. 다음번 조직 개편때 보완하겠다”고 답했다.

강철남 제주도의회 의원.

강철남 의원은 또 대변인실 확대를 문제삼았다.

강 의원은 “대변인실을 3급 단위로 28명 정원에서 41명으로 늘린다. 특별한 이유가 있나”라고 물었다. 이에 이중환 실장은 “다른 시도에 비해서 정책을 홍보하고 제주의 이미지 제고를 위한 수단과 조직이 너무 미약하다. 다른 시도의 수준으로 맞추기 위해서 41명의 인원을 배정했다”고 답했다.

강 의원은 이에 “제주도 인구에 비해 개편안을 보면 전국 4번째 수준이다. 지나치게 많다”며 “지금 하는 업무를 분배해 놓은 수준인데 지나치게 인원을 확대했다”고 지적했다.

이 실장은 “최근에는 새롭게 대두되는 홍보 전략이 있음에도 엄두를 못 내고 있다. 인원이 늘지만 과감한 홍보전략이 필요하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강 의원은 더 집요하게 파고 들었다. 강 의원은 “선거 이후 채용된 사람이 있나”라고 물었고 이 실장은 “채용된 사람은 정확히 모르지만…”이라고 말끝을 흐렸다. 이에 강 의원은 “사무관 직책으로 2명이나 채용 돼 있다. 언론관련 부서로 생각되는데, 이분들을 위한 자리를 만드는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고 의심했다.

강 의원은 이어 “훌륭한 사람 채용할 수 있다. 그런데 조직도 만들어지기 전에 벌써 사무관을 채용하냐. (사무관은)일반 공무원이 20년 해도 오르기 힘든 자리다. 이거는 좀 문제가 있지 않나”라고 지적했다.

이중환 실장은 “인사는 기본적으로 전문성과 능력을 기준으로 판단해야 한다”며 “외부인원을 채용 했을 때 공직내부에서 불만도 있다. 외부와 내부의 균형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공무원 중심으로 생각하면 외부채용 안하는 게 가장 좋다. 우리 조직이 성과를 내고 도민을 위한 조직인데, 그렇다면 그 방향으로 가야 한다. 그런 관점에서 보고 싶다”고 말했다.

홍명환 제주도의회 의원.

홍명환 의원은 버스준공영제, 도시계획일몰제에 따른 비용 등 제주도가 앞으로 쓸 돈이 많은데 공무원을 증원시키는 것이 적절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홍명환 의원은 “도시계획일몰제 비용이 2조8천억, 버스준공영제에 따른 비용이 1200억원이 필요하다”며 “공무원 241명 증원하면 얼마 추가되나”라고 물었다. 이중환 실장은 “간접비용까지 포함하면 170억정도 된다”고 답했다.

홍명환 의원은 “공무원 증원에 따라 5년간 944억 정도가 비용이 추가된다. 제주도 미래가 걱정 된다”며 “민간기업 불황 등으로 인해 세입은 줄고, 세출은 늘어나는데 공무원 241명 증원하는데 있어서 걱정이 많다”고 걱정했다.

이중환 실장은 “공무원 증원은 인건비 부담으로 이어지기 때문에 인력증원은 최대한 신중하게 하려고 한다”고 답했다.

홍 의원은 “공무직까지 포함하면 제주도는 공무원 천국이라고 할 수 있다”며 “말로는 줄이겠다고 했지만 공무직을 포함하면 공무원은 늘었다. 공무원 줄이겠다고 한 것은 대도민 사기극”이라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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