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용력 범위내 균형적 성장정책 필요”
“낙수효과 기대 경제정책엔 근본 변화”
김태석 의장, 공정·청년 등 핵심어 제시

[제주도민일보=조문호 기자] 김태석 의장은 4일 오전 제11대 제주도의회 개원식에서 원희룡 제주도지사와 이석문 제주도교육감에게 제주의 미래를 위한 5가지 현안을 제안했다.

4일 제11대 제주도의회가 개원하는 자리에서 김태석 의장은 원희룡 제주도지사와 이석문 도교육감에게 ‘제주의 미래를 위한 5가지 현안’을 제안했다.

▶ ‘제주다움’과 ‘제주의 가치’를 지켜나갈 ‘지속 가능한 제주’의 정립 ▶ 소득 불균형 해소 ▶ 공정한 제주의 실현 ▶ 상생과 평화의 섬 제주 ▶ 제주의 다음세대인 청년들에게 희망의 터전 조성 등이다.

먼저, ‘제주다움’과 ‘제주의 가치’를 지켜나갈 ‘지속 가능한 제주’의 정립은 현재 제주가 앓고 있는 현안에 관한 내용이다.

밀려드는 관광객과 개발사업, 난개발에 의해 환경파괴와 도민갈등이 예로 올랐다. 김 의장은 “성장을 위한 다양한 정책들이 예측실패와 준비부족, 몇몇 집행자들의 도덕적 해이로 많은 도민들이 고통 속에 어려운 시간을 보내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쓰레기 및 하수처리 용량초과 등의 환경문제는 “성장을 넘어 도민의 삶과 청정 환경 제주를 위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제2공항 및 신항만 개발 사업에 대해선 “신속하게 진행된다 해도 제주환경 기반이 없다면 또 다른 환경문제의 시작점이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김 의장은 이에 따라 “각종 개발사업에 청정제주 환경을 유지하는 수용력 범위 내의 균형적 성장 정책이 필요하다”고 했다.

두 번째 ‘소득 불균형 해소’에 대해서는 “제주 경제의 중추기반인 관광산업의 가장 큰 문제는 2000만명 관광객 달성도 아니고 제2공항의 조속한 추진도 아니다. 지금처럼 관광소득이 대기업과 몇몇 개발사업자 중심으로 이루어진다면 제주관광의 미래는 없다”고 단언했다.

김 의장은 “지난 민선 6기 도정에서 제주가 전국에서 드물게 경제성장을 이룬 것은 분명한 사실”로 “어느 지역보다 많은 일자리를 공급하며, 외형적으로 경제적 풍요를 가진 것처럼 보였다”면서도 “현실은 비정규직과 가장 낮은 임금을 보이며 고용불안에 시달리는 숨 막히는 제주의 삶을 도민들은 겪고 있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대기업의 낙수효과를 바라보는 도정의 경제정책은 근본적인 변화가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필요하다면 과감하게 중앙정부에 독자적으로 조세정책과 소득정책을 수행할 수 있는 분권을 요구해야 한다”며 “어려운 도민들의 혈세를 모아 일부 사업자의 소득만을 극대화 시키는 정책은 더 이상 제주도민의 미래가 될 수 없다”고 단언했다.

김 의장은 세 번째로 “공정한 제주는 미래를 위한 기본 가치가 되어야 한다”며 목소리를 높였다.

“과거의 제주는 특정인을 중심으로 공정한 절차보다는 결과만을 추구했다”는 지적과 함께 제2공항 부지선정, 오라관광단지, 대형카지노 도입 및 영리병원 문제 등이 절차의 공정성에 논란을 일으킨 점을 상기시켰다.

또한, 얼마 전 감사위원회가 밝힌 제주도 공공기관의 채용비리도 예로 들었다.

김 의장은 “공정함이 무너진 사회에서는 착한 경쟁과 성실한 땀방울의 가치를 만들 수 없다”며 “채용비리에 관련해서는 관련 당사자들에 대한 엄중한 조치와 억울하게 피해를 받은 분들에 대한 구제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네 번째로 김 의장은 ‘상생과 평화의 섬 제주’를 화두로 떠올렸다.

4·3의 완전한 해결, 최근 예멘 난민문제 등 “현재 제주는 다양한 갈등의 중심에 있다. 더욱 심각한 것은 이러한 갈등에 합리적 대응을 못하고 갈등관리에 취약한 모습”이라고 짚었다.

예멘 난민문제로 인한 도민 걱정 해소를 위해 김 의장은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이를 정확히 알려야 한다. 그리고 인도적인 차원의 지혜로운 해법이 나올 수 있도록 관계 기관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김 의장은 “우리 제주가 어려운 여건에도 지금까지 모습을 지켜 온 것은, 서로 돕는 수눌음 문화의 공동체 정신이었다”는 점을 상기시켰다. 그런 뒤 “이러한 고유 가치가 계승·발전 될 수 있도록 현장으로 뛰어가는 모습을 보여주어야 한다”고 역설했다.

평창 동계올림픽 이후 남북정상 및 북미정상 회담이 지속되고 있는 것과 관련해서는 “제주는 정부가 선포한 세계 평화의 섬으로 남북 화해 분위기를 통해, 전 세계에 평화와 상생의 섬으로 본연의 역할을 찾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끝으로 김 의장은 “제주의 다음세대인 청년들에게 희망의 터전을 만들어야 한다”고 제안했다.

“국내에서 살고 싶은 곳 1위로 손꼽히는 제주가 우리 청년들에게는 일자리가 부족해 떠나야 하는 곳이 되어 있다”는 역설적인 상황에 대해 “낮은 임금과 양질의 일자리 부족은 청년들에게 희망이 없는 제주인 것”이라고 비판했다.

“단지 일자리와 취업이 아닌 삶의 질을 향상시키며, 미래를 설계할 수 있는 가치 창출이 있어야 한다”며 도청이나 도교육청은 물론 도의원 모두가 “청년들에게 꿈과 희망을 주는 제주를 만드는데 최선을 다해야 할 것”이라고 역설했다.

김 의장은 “청년이 없는 제주는 미래 없는 내일과 같다”며 “원희룡 도지사께서는 청년들을 대상으로 발표하신 ‘청년 일자리 1만개 창출’ 공약을 실현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달라. 의회 역시 합리적인 정책 논의에 적극 협조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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