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비오토피아 건 허위사실 유포…공개검증하자”
문대림 “원측도 아직 사과 안해…남탓 후보 절대 안돼”
토론회장 계속된 네거티브전에 고은영 “낯 부끄럽다”
최고급 ‘비오토피아 특별회원’이 다시 한 번 6.13지방선거 제주도지사 선거판을 뒤흔들었다. 의혹을 제기한 문대림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당사자가 된 원희룡 무소속 후보가 정치생명을 건 싸움을 이어갔다.
28일 오후 10시부터 KBS제주에서 생방송으로 진행한 도지사 후보 5인의 합동토론회에서 다시 한 번 양 후보가 불꽃 튀는 공방전을 펼쳤다.
선제공격에 나선 원 후보는 자신을 상대로 제기된 의혹이 전혀 근거 없는 “허위사실을 공표했다”는 점에 주력하며 “TV토론에서 근거 없이 비방을 하거나 허위사실 공표해서 나중에 당선무효가 된 사례가 제주에 있었죠?”라는 물음과 함께 의혹 벗기에 집중했다.
원 후보는 지난 26일 토론회에서 문 후보가 ‘원 후보가 비오토피아 특별회원권을 부부동반으로 받아서 이용했고, 원 지사 부인이 할인을 받고 골프를 수시로 쳤다’고 단정해서 얘기한 점을 ‘허위사실’로 보고 “증거를 대라”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원 후보는 “증거는 없다”고 단언했다. 특별회원권을 전달하려던 당시 입주민회 회장이 이를 뒷받침해졌고, 도지사 법인카드나 부인의 카드 사용내역을 확인한 점을 근거로 들었다.
원 후보는 “도민들께서 그리 우매하지 않다고 생각한다”며 자신의 결백을 믿어줄 것을 호소했다. 그리고 “증거가 없는 것을 주장하면 허위사실이고, 허위사실 공표는 당선 돼도 무효다. 바로 몇 년 전 제주도지사 선거 때 일어난 일”이라는 점을 상기시켰다. 이어 “제주역사에 다시는 반복돼서는 안된다 생각하지만, 지금 문 후보의 태도를 봤을 때는 그러한 일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매우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자신의 주도권 토론을 쥐게 된 문 후보는 반격에 나섰다.
“(지난 토론회에서) 비오토피아를 모른다고 했다. 그런데 (2014년) 8월 1일 주민회장을 만났다. 그리고 8월 5일 도청 확대간부회의에서 비오토피아 관련 발언을 한다. 그 좋은 머리에 몰랐을까?”라고 되물으며 비판했다.
주민회장의 해명 발언이 바뀐 점, 이후 관련자료 제시에도 원 후보 측에서 인정하지 않고 있는 점 등을 들며 “입 맞추기로 볼 수밖에 없다. 그래서 부득이하게 검찰 고발했다”고 설명했다.
이때부터 두 후보 간에는 긴장감이 고조됐다. 문 후보가 다시 한 번 원 후보 거주주택의 용도가 ‘자연녹지지구’에서 ‘취락지구’로 변경된 과정의 부적절성을 거론했다. 이에 원 후보는 ‘자신의 직위와 관계없는 일이었다’는 식으로 변명하면서 “그때 문 후보의 일과리 주택도 똑같이 해당돼서 용도지구가 바뀐 것 알고 있느냐”며 반격했다.
이에 문 후보는 “2년간 용역해서 결정된 것에 포함됐다”고 해명하고, 원 후보는 무관함을 항변하는 말싸움이 벌어졌다.
마무리 발언에서도 두 사람의 기싸움은 이어졌다.
원 후보는 이때 “근거 없는 의혹 제기해 놓고 검찰수사해서 밝히겠다? 선거는 이미 끝나고. 이렇게 도민을 우롱하는 이런 접근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한 뒤 “즉각적인 공개검증의 자리”를 요구했다.
문 후보는 “이미 원 후보 측에서는 저에 대해 경선 이후 특정운동을 즐겼다는 완벽한 허위사실을 유포하고도 사과를 하고 있지 않다”고 꼬집었다. 또, “비오토피아 관련 제보는 공익적 제보자를 보호하는 차원에서 검찰수사를 부득이하게 택할 수밖에 없었다”고 설명한 뒤 “소통형 리더십이 필요하다. 자신에게 유리하면 자신의 탓으로, 불리하면 남탓, 보좌관 탓, 그리고 대변인 탓으로 돌리는 이런 후보 절대 안 된다. 책임의식이 더 필요해지는 시점”이라며 말을 맺었다.
두 후보는 전임 도정의 부동산 개발투자와 관련해서도 당시 도의원이자 도의장을 지낸 문 후보의 책임론을 두고 열띤 논쟁을 이어갔다.
이날 토론회에서는 두 후보간 격렬한 네거티브 공방이 계속되면서 다른 후보들의 의견도 제시됐다.
장성철 바른미래당 후보는 “양 후보가 선거 결과에 검찰수사 혹은 조사가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에, 지금 원 후보가 되게 자신 있고, 문 후보도 자신 있고. 검찰에 공동으로 수사를 촉구해서 ‘가능한 한 빨리 결과를 발표해달라’ 촉구하는 것이 가장 간단한 방법이 아니겠냐”고 제안했다.
이에 원 후보는 “검찰(수사)은 시간이 걸리고, 공개검증을 바로 공개된 장소에서 즉각 합시다”라고 응수했다.
고은영 녹색당 후보의 경우 마무리 발언에서 “오늘 다섯명 후보 모두 선관위에서 진행한 매니페스트 정책협약식 하고 왔다. 하지만 이 자리 매우 구태의연하고 참 낯부끄럽다”고 선거 네거티브전에 대해 일침을 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