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깨끗했던 4년전 지금은 언론인까지 고발”
신구범 전지사, 제주도지사 선거혼탁 비판

[제주도민일보=조문호 기자] 신구범 전 제주도지사가 23일 오후 2시 제주도의 도민의 방에서 ‘신구범 전 도지사 출마에 대한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정책은 오간 데 없고 비방과 폭로, 고소 고발이 난무하는 시정잡배의 뒷골목 같은 이번 도지사 선거판에는 발을 담글 수 없다”며 자신의 지지자들이 이번 선거 출마를 촉구한 것에 대해 부정적인 의사를 밝혔다.

신구범 전 제주도지사가 오는 6·13지방선거 제주도지사 선거전이 혼탁해진 것에 대해 쓴소리를 던졌다.

신 전 지사는 23일 오후 2시 제주도의 도민의 방에서 ‘신구범 전 도지사 출마에 대한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정책은 오간 데 없고 비방과 폭로, 고소 고발이 난무하는 시정잡배의 뒷골목 같은 이번 도지사 선거판에는 발을 담글 수 없다”며 자신의 지지자들이 이번 선거 출마를 촉구한 것에 대해 부정적인 의사를 밝혔다.

신 전 지사는 “4년 전 도지사 선거는 아름다운 선거판이었다”고 회상하며 상호비방전, 고소고발전으로 번진 현재 선거판을 비판적으로 바라봤다.

신 전 지사는 그 이전 선거가 “부정이 판치는 선거”로 공작선거로 진행된 것과 이를 비교하며 “정말 아름다운 선거, 정책선거를 했다. 패배했지만 너무 기뻤다”며 이를 “평생 간직하고 갈 것”이라고 말했다.

신 전 지사는 이와는 달리 지금의 현실에는 비판의 날을 세웠다. “4년 전 깨끗한 선거를 치른 원 지사가 지금 어떻게 하고 있나? 심지어 언론인까지 고발하고 있지 않나? 이게 현실”이라고 개탄했다.

이어 “4년 전 정책만으로 아름다운 선거 치렀던 원 지사가 정책 하나 제대로 내놓지 않고 저러고 있는지”라며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 “언론인 포함 제주도민 모두가 반성하고 선거문화를 어떻게든 바꿀 수 있는 계기를 만들어야 한다”고 말하고는 “신사도 회원들이 출마를 촉구할 때 출마는 못하나 그 이상 효과로 여러분의 뜻을 받들 수 있도록 몇 가지 얘기하고자 이 자리를 만들었다”며 공개석상에 나선 이유를 설명했다.

신 전 지사는 이와 관련 이번 도지사 후보들에게 2가지를 충고했다.

먼저, 프란치스코 교황이 세월호 참사 직후 한국을 방문했을 때 “정치는 공익을 위한 것입니다. 따라서 공익을 위한 정치를 할 자질을 갖춘 자가 정치를 하지 않는다면 이는 이기적이요, 공익이 아니라 사익을 목적으로 정치를 한다면 이는 부패한 일”이라고 한 말을 인용했다.

신 전 지사는 “정치권에서 경험한 대부분이 부패한 사람들이었다. 도민들이 더 이상 부패한 사람을 생산해내지 않도록 이번 기회에 바꿨으면 좋겠다”고 충고했다. “적어도 내가 공익을 위해 헌신할 수 있는지 스스로 물어보고 출마해야 한다. 그 다음, 제주미래에 대한 비전을 세팅하고, 이를 정책으로 추진하고 도민들 공감 얻어낼 수 있는 정치력을 가져야 한다”며 “후보들 스스로 자문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신 전 지사는 제주4·3사건 문제에 대해서도 “이 4·3의 진실은 자유민주주의 대한민국이라는 국가의 계속성과 제주의 자존을 수호하는 시대정신”이라며 “도지사 후보들이 이 진실을 외면하거나 왜곡하는 것은 역사 앞에서 시대정신을 몰각하는 비겁한 일”이라고 비판했다.

[제주도민일보=조문호 기자] 신구범 전 제주도지사가 23일 오후 2시 제주도의 도민의 방에서 ‘신구범 전 도지사 출마에 대한 입장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정책은 오간 데 없고 비방과 폭로, 고소 고발이 난무하는 시정잡배의 뒷골목 같은 이번 도지사 선거판에는 발을 담글 수 없다”며 자신의 지지자들이 이번 선거 출마를 촉구한 것에 대해 부정적인 의사를 밝혔다.

신 전 지사의 쓴소리는 언론을 향해서도 이어졌다.

최근 한 언론이 ‘제주판 3김’에 대해 “무덤을 향해 가는 3김의 잔영들을 (이번 선거에) 다시 소환하는 일은 없어야 한다”고 말한 것에 대한 비판이다.

신 전 지사는 이같은 지적에 “3김과 원 지사가 한 일을 비교한 적 있나? 지사한 사람들에게는 공과 과가 다 있다. 객관적 방법으로 평가하는 게 온당한 역할이다. (이런) 언론의 역할을 강조하고 싶다”고 짚었다.

“중립적 심판자로서 확실하게 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한 신 전 지사는 “그렇지 못하면, 제주사회가 과거 3김처럼 돌아가게 된다면, 3김들이 좌시하지 않을 것”이라고 경고했다.

여기에는 올해 93세의 나이로 정계복귀한 말레이시아의 마하티르 수상을 예로 들었다. “앞으로 4년 후 80세의 나이로 제주도지사의 자리에 복귀할 제주판 3김이 있다는 것을 미리 알려두고자 한다”는 것이 신 전 지사의 마지막 충고였다.

신 전 지사는 이와 관련 “제주의 미래를 위한 정책을 구상 중”이라며 “이를 받을 수 있는 후보라면 정책 협력은 가능하겠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 시기에 대해서는 “아직은 구상 단계라 정리가 되면 적절한 방법을 찾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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