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늘 2만톤 수매비축 계획.농협 마늘 재고물량 시장격리 주장
전농 제주도연맹, 마늘 수매가 결정 앞 두고 3200원 보장 요구

[제주도민일보=최병근 기자] 전농 제주도연맹이 18일 오전 제주시 서사로 농협 제주지역본부 앞에서 마늘 가격 보장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제주지역 농민들이 마늘 값 하락이 우려된다며 농협에 마늘 재고물량을 시장에서 격리 조치하라고 촉구했다. 이와 함께 농민들은 정부에 마늘 2만톤 수매비축 계획을 세우라고 요구했다.

전농 제주도연맹(의장 송인섭)은 18일 오전 농협제주지역본부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농민들은 기자회견에서 "마늘 수확기를 맞고 있지만 연일 쏟아지는 마늘 수급 불안정 소식에 걱정의 나날을 보내고 있다"며 "양파, 쪽파대란에 이어 마늘 대란이 오는 것 아닌지 불안감이 가중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통계청이 지난 4월 27일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마늘 재배면적이 20% 늘었고 초과 생산량이 4만2000톤 수준이다. 당초 예상치 보다 두 배 수준이다. 이를 두고 농민들은 수급불안을 걱정해야 할 상황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농민들은 "그러나 정부는 초과 생산량 4만톤 가운데 6000톤을 격리하고 나머지는 민간 자율 수급조절과 소비확대, 수입물량의 국산대체 등에 의존하겠다고 발표했다"며 "정부가 적극적으로 개입하고 체계적인 대응이 절실한 시점"이라고 꼬집었다.

[제주도민일보=최병근 기자] 전농 제주도연맹이 18일 오전 제주시 서사로 농협 제주지역본부 앞에서 마늘 가격 보장을 촉구하는 기자회견을 열고 있다. 기자회견 참가자가 기자회견 시작에 앞서 착찹한 표정을 짓고 있다.

농민들은 농협에게도 책임을 물었다. 농민들은 "아직도 지난해 산 마늘 재고가 수천 톤에 이르고 있어 만약 이 재고물량이 햇마늘 출하시기에 풀린다면 가격 하락에 기름을 붙는 격"이라고 우려하고 있다.

이에 농민들은 "제주 마늘 수확기에 잦은 비날씨로 수확량이 줄어들고 예년보다 높은 종자값과 생산비 상승등으로 그 어느때보다 어려움에 처해 있다"며 "마늘 수매가 결정에 있어 최저생산비와 내년 농사를 지을 수 있는 최소한의 가격은 보장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농민들은 이와 함께 제주농산물 가격안정관리제도 전면 도입, 마늘 수매가 1kg당 3200원 보장 등을 요구했다.

대정읍에서 농사를 짓는 한 농민은 "장례식 가는 심정"이라며 "최소한 농민들이 지속가능하게 농사를 지을 수 있도록 가격이 보장돼야 하는 것 아니냐. 특히 농업을 시장경제에 맡기지 말고 어려운 시기에는 정부나 농협이 도와줘야 하지 않겠나"라고 씁쓸해 했다.

이와 관련 고병기 농협제주지역본부 본부장은 "최대한 농민들에게 도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며 "저희로서는 이 말 밖에 드릴 말이 없다. 농가들 마음을 헤아리겠다"고 말했다.

[제주도민일보=최병근 기자] 전농 제주도연맹과 고병기<사진 위쪽 두번째> 농협 제주지역본부장이 18일 오전 제주시 서사로 농협 제주지역본부에서 마늘 가격을 내용으로 간담회를 열고 있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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