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희룡, 지사시절 후생복지회 문제 함구속 “직접 고용”
후생복지회 노조 “고용시기, 체불 등 숙제…일단 환영”

한라산국립공원 후생복지회 해고노동자들이 100일 넘게 제주도를 상대로 직접 고용을 요구하며 시위를 이어오고 있는 가운데, 원희룡 예비후보가 제주도지사 사퇴 직전 노동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직접 고용을 약속한 것으로 알려져 논란이 일고 있다.

원희룡 예비후보가 도지사 직무 당시엔 법적으로 고용할 근거가 없다는 내용을 토대로 이 문제에 ‘일언반구’ 입장을 내지 않고 침묵으로 일관해 왔으나 예비후보로 등록하기 하루 전날 급작스럽게 전향적인 입장을 밝힌 것으로 전해져 다분히 "표를 의식한 태도변화"란 비판에서 자유로울 수 없어 보이기 때문이다.

26일 한라산국립공원 후생복지회 분회에 따르면 원희룡 예비후보는 지난 24일 비서실장이 배석한 가운데 해고 노동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당선 여부와 무관하게 임기 중에 마무리하겠다”며 '공무직 고용’을 약속했다.

그러나 도는 그 동안 후생복지회는 비정규직이나 공무직 등 도청에 소속한 상황이 아니어서 법적으로 직접 고용을 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여기에다 후생복지회가 운영해오던 매점은 앞으로 운영조차 할 수 없는 상황이었고 만약 도청 소속 공무직 등으로 별도 고용하게 되면 취업을 준비하거나 기다리는 이들과 견주어 형평성이 제기될 수 밖에 상황에 놓일 것으로 판단해 왔다.

물론 원 지사가 도청 소속은 아니었지만 한라산국립공원 후생복지회 노조원들이 집단 해고된 점을 고려해 전향적으로 '공무직 고용'으로 틀어 전향적으로 받아들인 시기가 본격적인 선거에 뛰어들기 하루전에야 해고 노동자들과 만나고 이를 약속한 것이어서 "너무 표를 의식한 행보가 아니냐"고 지적이 나오고 있다.

도민 일각에선 "표가 무섭긴 무서운 모양"이라며 "그래서 선거가 필요한 것"이라는 시각을 견지하고 있다.

한라산후생복지회 노조는 26일 환영 입장이 담긴 논평을 밝히면서 아직 과제가 남았다고 지적했다.

후생복지회 측은 “100일 넘게 답보상태로 있던 한라산국립공원후생복지회 집단 해고를 해결하는 실마리가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후생복지회 측은 “해고노동자들의 고용방식(근속인정, 부서배치 포함), 고용시기, 체불임금 등 세부적인 내용은 노조와 교섭을 통해 앞으로 풀어야 할 과제”라며 “해고노동자들이 하루 빨리 복직할 수 있도록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제주도가 노조와 교섭에 나설 것을 촉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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