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이 답답해서 병원에 갔더니 ‘암’이라고 하더라고요”결혼식을 3주 앞두고 ‘청천벽력’ 같은 소리가 날아들었다. 암 선고를 받은 것이다. 청첩장까지 보낸 상태에서 식을 미룰수도 없는 일이었다. 결국 무거운 마음으로 식을 치렀다. 하지만 당장 치료가 필요한 상황에서 해외로 신혼여행을 떠날 순 없는 노릇이었다. 모든 일정을 취소하고, 아내와 함께 제주로 떠나왔다.불과 2년 전, 삼성테스코 홈플러스 과장으로 근무하던 김봉희(40)씨에게 벌어진 일이다. 총각 시절 15번이나
학생과 학부모, 교사, 교육행정당국의 ‘소통’을 이끌어 내기 위해 제주도교육감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강경찬(62) 후보. 그의 곁에는 같은 곳을 바라보며 함께 길을 걸어주는 아내 장애종(59)씨가 있다.장씨와 강 후보의 인연은 ‘초등학교’에서 시작됐다. 옆 반 선생님이었던 강 후보는 성실하고 아이들로부터 존경받는 사람이었다. ‘믿음’으로 시작한 마음은 ‘호감’으로까지 번지게 됐고 결국 두 사람은 부부의 연을 맺게 됐다.이후 1남1녀를 얻었다. 강경
실력 있고 반듯한 학생을 키워 ‘교육특별자치도’를 실현시키겠다는 포부로 제주도교육감 선거에 출마한 양창식(61) 후보. 그의 곁에는 양 후보를 ‘의지의 한국인’이라며 믿고 지지하는 아내 오영선(51)씨가 있다.오씨는 대학시절 친구의 소개로 양 후보와 만나게 됐다. 나이 차이가 좀 많이 났지만 세대차이는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양 후보의 남다른 ‘감수성’ 때문이었다.“처음 연애를 시작할 무렵이었는데 노트 한 권을 주면서 하루에 있던 일을 쓰라고 하더라고요. 나
제주교육을 ‘동북아 최고의 명품 교육’으로 만들기 위해 교육감선거에 출마한 고창근(63) 후보. 그의 곁에는 고 후보야말로 ‘명품’이라고 추켜세우는 아내 최성희(59)씨가 있다.같은 동네에서 자란 이들 부부는 고등학교 시절부터 연애를 하기 시작해 자연스레 ‘부부’가 됐다. 초등학교 동창의 형에서 시작해 ‘오빠’에서 ‘애들 아빠’가 되기까지 40여년이 넘는 시간을 함께 한 부부는 굳이 말하지 않아도 서로의 마음을 들여다볼 수 있
새정치민주연합 신구범 제주도지사 후보의 유세현장에는 종종 김시자씨(69)가 동행한다. 그녀의 찬찬한 말투와 올곧은 눈매는 신 후보와 다른 듯 닮아있다. 연신 “모든 것이 감사하다”는 그녀에게 연유를 물었다. 터놓고 말해 지지율도, 판세도 그렇게 희망적이지 않은 상황에서 무엇이 그리 감사하다는 말인가? “이런 기회가 찾아올 줄 몰랐어요. 마음속에 진심으로 제주도민께 고맙다 생각하는 두 가지 사연이 있어요. 먼저 초대 민선도지사 당선 당시 저는 나이도 어리고 정치도 몰랐어요. 도민들의 엄청난 응원과 지지
모든 아이들이 행복한 ‘따뜻한 교육’을 실현하기 위해 제주도교육감 선거에 출사표를 던진 이석문 후보(55). 그의 곁에는 이 후보만큼이나 ‘제주교육’의 발전을 바라는 든든한 조력자 아내 송여옥(53)씨가 있다.송씨는 교대를 다니던 시절, 대타로 나간 미팅자리에서 이 후보를 처음 만났다. 하지만 첫 눈에 반한 것은 아니었다. 연락처도 주고 받지 않고 서로 헤어졌다가 두 달이 지난 어느 날 이 부부의 인연이 시작됐다.“용담로터리에서 버스를 타고 가던 길이었는데 너무나 익숙한 사람이
“이얏!” 우렁찬 기합소리가 체육관 밖까지 터져 나왔다. 단호하게 내리치는 죽도소리도 날카롭게 전해졌다. 체육관 문을 열고 들어서자 맨발의 소년들이 죽도와 하나가 되어 저마다의 상대를 응시하고 있었다.숨을 죽인 채 그저 땀을 흘리는 일에만 집중하고 있는 이들은 바로 제주중앙고등학교 검도부원들이다. 지난 1980년 처음 개설돼 올해로 35년째 명맥을 유지하고 있는 검도부. 지도교사는 상업과목을 맡고 있는 김재홍(50)씨다.상업선생님이 어떻게 검도부 지도교사를 맡게 됐을까?때는 1988년 3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늦은 밤, 제주시청 대학로 어딘가에서 흘러나오는 목소리가 귓가를 사로잡는다. 홀린 듯 끌려간 소리의 끝에는 젊은 두 남자가 있다. 노래하는 김범석(22·노형동)씨와 기타 치는 오치헌(23·오라동)씨다.노래 한 곡이 끝나자 한 30대 남성이 이들에게 다가가 명함을 건넨다. ‘꼭 부탁드려요’라고 말하며 자리를 뜨는 남성. 알고보니 다음주에 있을 자신의 결혼식 축가를 부탁한 것이다.머리를 긁적이며 명함을 주머니에 쑤셔놓고 이내 다시 노래를 시작하는 이들 밴드의 이름은 ‘후림(厚林)
제주를 표현할 때 빠짐없이 등장하는 단어가 있다. ‘천혜’, 하늘이 준 은혜라는 뜻이다. 김동준 ㈜제이크리에이션 대표는 그중 제주가 가진 가장 큰 보물은 ‘물’이라 말한다. 그 보물을 썩히기 아까워 국내 굴지의 대기업 CJ제일제당 부사장 자리를 내놓고 연고 없는 제주에 자리를 잡았다. 소위 ‘탄탄대로’를 마다하고 제주로 가서 염지하수 사업을 하겠다는 그를 제주도민조차 말렸다. 리스크가 크다는 이유다. 그러나 스스로 “남들이 하지 않는 일을 찾아서 한다&rdq
제주도의 상징은 청정, 깨끗하고 아름다운 자연이다. 그러한 청정한 자연을 지키기 실생활에서부터 달라져야 했다. 특히 제주 여성들의 인식이 변해야 했다. 여성교육이 필요했던 것이다. 그래서 뛰어들었다.국사교사에서 평범한 주부로, 평범한 주부에서 환경지킴이로, 여성 의식 교육자로, 그리고 문화관광해설사로. 그의 나이 64세. 옛날로 치면 고령의 나이지만 지금 할머니라는 소리를 듣고 손주만 보기에는 너무 할 일이 많다.강순희. 그는 현재 전국주부교실 제주도연합회 회장이면서 제주도 문화관광해설사다. 그 이전에 그는 사학도다. 박근혜 대통령
“얼마나 변했을까? 알아 볼 수는 있을까?”21일 오전 제주국제공항에서 북한으로 향하기 위해 발걸음을 옮기는 이들이 있다.바로 제주지역 유일한 이산가족 상봉자 이종신씨(75·제주시 삼도1동) 가족이다. 죽은 줄로만 알았던 형님을 볼 생각에 종신씨의 얼굴이 한껏 상기됐다.지난해 여름, 대한적십자사에서 전화 한통이 걸려왔다. 북에 있는 형 이종성(85)씨가 고향인 제주 애월읍에 있는 부모님과 동생들을 찾는다는 소식이었다. 그렇게 65년만에 형의 생사를 확인했다.1948년 종신씨가 7살이었을 무렵, 형
“문제 제기 과정에서 서귀포시장 면담요청만 52번 요청했다. 부담감은 있지만 관급비리를 사람들이 알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신분 노출 여부를 물었더니 담담하게 답하는 관급공사 비리 제보 1호 시민 조창윤(55)씨. 이야기는 지난 2010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조씨는 이중섭거리 간판정비사업을 맡은 A업체의 ‘공사비 부풀리기’ 의혹을 제기하며 제주도감사위원회·행안부·감사원·제주도 등에 문제를 고발했다. 조씨의 신고가 결정적 역할을 하며 지난 2011년 11
제주 여행자들에게 정보를 제공하는 제주웰컴센터. 바로 옆 골목을 비집고 들어가면 제주에 매료된 이들의 정착을 돕기 위한 부동산카페 ‘제주땅이야기’가 자리 잡고 있다.다소 생소한 ‘부동산카페’. 정체가 뭘까? 겉모습은 여느 카페와 별반 다를 바 없지만 카페 이름이 ‘땅이야기’라니. 무슨 사연이 있는걸까?의아심을 품고 가게에 들어서자 삼사오오 사람들이 모여 있다. 카페 손님인걸까? 부동산 손님인걸까? 한 중년의 여인이 말을 건넨다. “주문 하실래요?”
찬 바람이 부는 가을의 끝자락에서 말과 사람이 한 몸이 되어 달린다.낙엽이 수북히 쌓인 제주 유수암 승마공원, 국내 최초로 국제대회 규모로 열린 '2013 제주오픈지구력승마대회'에 참가한 선수들의 얼굴이 단풍처럼 붉게 상기됐다.경기에 출전하기 위해 몸을 풀고 있는 이들 중 환하게 웃으며 말과 호흡을 맞추고 있는 여자 참가자 한 명이 눈에 띈다.이번 대회 40km 종목에 출전한 강다연씨(48.여)는 서귀포시승마연합회의 '얼굴마담'이다.남편은 기수, 아들은 승마 코치라고 밝힌 강씨는 자신의 가족을 '말가족'이라고 소개했다.그
제주 조천읍 북촌리 해안가를 따라가다보면 어디선가 잔잔한 노랫소리가 들려온다. 소리를 따라 간 길의 끝에는 마치 신기루처럼 하얀 집 한 채가 우두커니 서있다. 바로 ‘북촌하늘금 게스트하우스’다.정원에 들어서자 인상 좋은 두 남녀가 웃으면서 인사를 건넨다. 제주의 매력에 젖어 아예 눌러 앉게 됐다는 이미경씨(44)와 조평운씨(51). 이들은 언뜻 보기에 ‘부부’로 보이지만 그저 ‘같은 취향을 가진 이웃사촌’일 뿐이라고 자신들을 소개했다.사진 찍길 좋아하는 평운씨가 제주의
트랙터를 타고 국내·외를 누비며 농촌의 현실을 알리고 있는 강기태씨(29)를 만났다.2일 오후 2시 제주대학교 아라뮤즈홀에서 열리는 제주대문화광장 강연을 앞두고 말쑥하게 차려 입은 기태씨에게 옥상정원에서 인터뷰하길 청하자 그는 흔쾌히 수락하며 먼저 털썩 주저앉았다.“제주도는 언제 와도 좋더라구요”가을 햇살이 내리쬐는 그의
“첫 돌 기념 선물입니다. 꽃 한 송이씩 가져가세요”지적장애인 바리스타들이 운영하는 커피전문점 ‘플로베(Flove)’가 지난 25일 ‘첫 돌’을 맞아 모든 손님들에게 꽃 한 송이씩을 분양했다. 플라워(Flover, 꽃)와 러브(Love, 사랑)를 합쳐 만든 ‘꽃향기가 피어나는 사랑스
[제주도민일보 안서연 기자] 앞으로 20일 후면 서로의 생사조차 모르고 살아가던 이산가족들의 만남이 이뤄진다.북측의 가족을 만날 수 있다는 간절함으로 7만명이 넘는 이들의 신청이 빗발친 가운데, 이제는 희망조차 저버렸다는 황도숙(100살) 할머니를 만나봤다.함경북도 청진시 해방동이 고향인 황 할머니는 일제치하시절 북에서 남편을 만나 결혼, 파란만장한 생활을
[제주도민일보 이은혜 기자] “스테핑스톤은 앞으로도 무료 페스티벌입니다” 지난 13일 열 번째 스테핑스톤 페스티벌을 성황리에 끝낸 김명수 총괄기획자의 말이다. 에코(Eco)와 음악이 혼합된 이 페스티벌은 매년 걸출한 밴드가 무대에 서는 등 해가 갈수록 화제가 되더니 올 여름, 열돌을 넘겼다. 주옥같은 라인업에 각종 이벤트까지. 제주의
[제주도민일보 강길홍 기자] 사회적기업인 (사)일하는 사람들(대표 김경환)이 폐광어를 이용해고급 친환경농자재인 ‘생선아미노산액비’를 대량 생산하는 체제(연간 600t 규모)를 구축해 화재가 되고 있다.일하는 사람들이 개발한 액비는 유용미생물인 EM을 이용하는 자연발효 방식으로 생산돼 저렴하면서도 친환경적이다. 농업기술원이 성분분석을 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