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도민일보 김성진 기자] 봄기운이 완연한 지난 토요일, 유치원에 다니는 막내 딸과 단 둘이서 모처럼 봄나들이에 나섰다. 차 안에서 느껴지는 햇살의 따사로움과는 달리 바깥 날씨는 꽤나 쌀쌀했다.사실 3년 전부터 매주 토요일은 막내와 나 만의 시간으로 채워져 왔다. 토요일이 일주일 중 가장 바쁜 애 엄마에겐 우리와의 동행의 시간이 허락되지 않는다. 중3이
[제주도민일보 김혜림 기자] ‘내게 안녕이라 말하고 멀어져간 사람아’라는 노래 가사에는 연인들의 헤어짐에 대한 아픔이 담겨있다. 하지만 이들은 안녕이라 말하고 헤어지지만 안녕이란 인사도 건네지 못한 채 무참히 사라져간 이들이 가득한 날이 올해도 어김없이 찾아왔다. 4월 3일. 내가 이 날을 생생히 새기고 간직하게 된 때는 대학시절 4&
[제주도민일보 김동은 기자] 가끔 영화를 볼 때 마다 문득 생각을 하곤 한다. 영화의 주인공은 일상에서 일탈을 꿈꾸는 바로 우리 자신을 상징한다고 말이다. 영화의 주인공과 마찬가지로 과연 나도 일상에서 일탈을 꿈꾸고 있을까?나의 일상을 곰곰히 생각해보니, 단편적일 뿐만 아니라 정말 평범하기 그지 없다. 아침에 알람소리에 맞춰 일어난 후 씻고 나서 밥을 먹고
없애면 큰 일이 날 것처럼 호들갑이었다. 몇 달 지나지 않았으니 기억이 생생하다. 학력 최우수 지역 만들기를 위해서는 기초학력 미달 여부를 판단한다는 ‘제학력평가’는 당연 필수였다. 그들의 주장으로는 ‘기초학력 미달 여부 가리는 일=학력최고 메달을 쥐는 일’이라는 데, 그 밀접함은 와닿지 않았다. 하여 시작된 &l
[제주도민일보 이상민 기자] 야구·축구 경기에서 백업 멤버가 벤치에 앉아있는 건 선발선수가 육체적·정신적으로 지칠 때를 대비하기 위해서다. 전투에서도 마찬가지다. 옛 몽골의 기마대는 전쟁에 나갈 때 항상 말 3필씩을 끌고 다녔다고 한다. 타고 있던 말이 지치면 다른 말로 갈아타는 방식으로 전투에 임했다. 당연한 얘기지만 지치면 모든
서른셋이 되고보니 자꾸 ‘깡’이 느는 것 같다. 꿈과 계획은 많은데 부족한 것에 대한 염려가 늘고 해야 할 일은 많아지니 짜증이 깡으로 ‘호환’되는 것인지 모르겠다. 운전할 때는 내가 원래 이런 사람인가 다시 생각할 정도다. 좁은 골목에서 반대편 차와 마주했는데, 상대가 기아를 중립에 놓고 버티기에 들어갈 때 특히
변호사 시절, 노무현과 뜻을 같이 한 정치적 동지가 있었다. 그러던 그가 ‘대통령’ 노무현의 정책을 일관되게 비판하며 국가보안법 폐지, 이라크파병 반대, 한미FTA 반대를 부르짖었다. 소신을 굽히지 않기 위해 과거 동지에서 대통령 비판자로 나선 것이다. 노무현 정부 때 소신발언을 마다하지 않았던 임종인 전 의원의 얘기다. 지난해 11월
[제주도민일보 박민호 기자]“싫어, 나 안할래···”, “뭐라고 하는지 모르겠어, 절대 않해 영어는 절대 않할꺼야”개학을 앞두고 올해 2학년이 되는 아들에게 영어를 시작해 보자는 얘길 꺼냈다가 ‘영어는 절대 하지않겠다’는 아들의 절규가 아직도 귓가에 맴돈다
구럼비 바위를 찾았을 때가 아마 8년전이다. 서귀포 문섬으로 다이빙을 갈려고 했지만 파도가 거세 대체 다이빙 포인트로 찾았갔다.물론 구럼비 해안 역시 파도가 거세지만, 구럼비 바위와 바로 연결된 해안에는 바위로 둘러쌓여 있는 곳이 있어 가능했다.무거운 장비와 한 여름의 햇살 아래서 울퉁불퉁한 구럼비를 걷는 것은 힘들었지만, 바다로 뛰어드는 순간 모든 것을
제주도의회가 “7대경관 논란 종식”을 선언하자 도민 대의기관으로서 역할을 자포자기했다는 비난이 고조되고 있다. 7대경관 선정과정에서 불거진 예비비·KT계약 등 여전히 풀리지 않는 의혹이 넘치는데도 제주도가 “예비비 집행 유감”을 전하자 이에 화답한 것이다.우근민 지사는 28일 열린 도의회 임시회 2차
[제주도민일보 김성진 기자] 대학을 일러 ‘상아탑(象牙塔, tower of ivory)’이라고 한다. 19세기 프랑스 비평가 생트 뵈브(Sainte Beuve)가 세속적인 생활에 관심을 갖지 않고 정적인 예술지상주의 입장을 취한 낭만파 시인이자 극작가였던 알프레드 드 비니(Alfred de Vigny)를 비판할 때 쓴 말에서 유래됐다.
[제주도민일보 김혜림 기자] 요즘 한 개그프로그램에서 ‘꺾기도’라는 코너가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멀쩡히 말을 하다 갑자기 ‘~큰일났습니다람쥐’라고 말하며 다람쥐 흉내를 내는 다소 황당한 말장난을 하는 식이다. 출연 개그맨은 ‘모든 것을 뜬금없이 꺾어 상대방을 공황상태에 빠져들게 하는 기술’이
[제주도민일보 김동은 기자] 얼마 전 인터넷에서 우연히 ‘등골 브레이커’라는 신조어를 보게 됐다. 등골 브레이커는 최근 학생들 사이에서 고가의 패딩을 입고 다니는 학생들이 부모의 등골을 빠지게 한다는 의미로 불려지고 있었다.특히 최근에는 이른바 ‘등골 브레이커’가 학교 폭력 등 각종 사회 문제를 야기시키며 논란이
[제주도민일보 변상희 기자] 지난 9일, 학생인권조례 간담회 자리에서 나는 놀라운 얘기를 들었다. 자리에 함께한 한 학생 왈 “교복에 레깅스를 입는 것이 ‘이미지 실추’를 이유로 안 된다는 데, 어째서 레깅스가 학교의 이미지를 떨어뜨린다는 건가요?” 이 말을 듣고 놀랐던 이유는 10여년 전, 고3때 내가 학생주임에
전국이 연일 영하권이다. 제주에도 대설주의보 해제와 발효가 반복됐다. 집이 신엄인 나는 그 기간 버스 덕을 톡톡히 봤다. 오일장을 지나 애월과 한림을 잇는 서부일주도로 버스는 아무리 길이 얼어도 운행 약속을 어기는 법이 없다. 시계는 밤 아홉시를 가르키고 모자를 꾹꾹 눌러써도 춥다는 말이 좀체 떨어지지 않던 날 밤 터미널로 향했다. 그 곳은 어릴 적 그대로
4조원대의 수익을 챙겨 홀가분하게 떠난 론스타를 두고 시쳇말로 ‘먹튀’라고 말한다. 금융계 일각에선 비정한 자본주의 시장에서 실력 없는 한국이 해외 선진금융에 당했다는 곱지 않은 시선도 던진다. 논란의 중심에 선 ‘세계7대 자연경관’ 주관사인 뉴세븐원더스(N7W)재단이 론스타와 오버랩되는 이유는 왜일까. &lsqu
[제주도민일보 박민호 기자] “어, 이게 여기있었네···”, “그건 그냥 버리고 가지”,“아니 갖고 갈까?”결혼 9년차, 벌써 두번째 이사다. 세명의 아이들은 처가에 맡겨두고 아내와 난 이삿짐을 싸기 시작했다. 큰아이때부터 사용하던 오래된 장난감이며 책,
[제주도민일보 조성익 기자] 흔히 어른들은 청소년기를 질풍노도의 시기라 표현한다. 이는 곧 청소년기가 자아형성이 불완전한 격동기라는 말이다. 감수성이 예민해지고 작은 일에도 슬퍼지거나 우울해지고 생각에 잠기는 일도 많아진다. 때문에 괜히 부모에게 반항을 하기도 하고, 이성에 대한 왕성한 호기심과 나쁜 유혹에 빠지기도 쉽다. 또 공부에 대한 의욕도 떨어지고,
[제주도민일보 김성진 기자] 뉴세븐원더스(N7W)재단의 ‘희대의 사기극’ 논란에 제주가 조롱거리로 전락했다. 우리나라 유력 월간지 ‘신동아’마저도 1월호를 통해 제주도의 세계7대 자연경관 선정이 애국심을 자극한 국제사기가 아니냐는 의혹을 제기하고 있는 상황이다.지난 25일 방송된 KBS ‘추적60분&rs
[제주도민일보 김혜림 기자] 황석영의 소설 ‘낯익은 세상’에서는 못 쓰는 물건들이 가득한 쓰레기 매립지를 터전으로 살아가는 사람들이 나온다. 더 많은 생산과 소비는 삶의 목적이 되었고 온 세계가 그것을 위해 모든 역량과 꿈까지도 탕진한다. 그러므로 이 작품에 드러나 있는 풍경은 세계의 어느 도시 외곽에서도 만날 수 있는 매우 낯익은 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