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승훈 칼럼] 혈세((血稅)는 피(血)와 같은 세금(稅)을 뜻하는 한자어다. 한마디로 소중하고 귀하다는 것이다. 주민들이 희생과 고통을 무릅쓰고 낸 것이기에 한 푼도 허투루 쓸 수 없다.그러나 유감스럽게도 예산 낭비 사례는 흔하다. 고질적 병폐 중 하나다. 이는 무책임 행정 탓이다. 행정 절차만 적당히 따지다가 결국 면죄부를 준다. 잘못은 있어도 책임은 없다. 제 돈도 이렇게 쓸 것인가? # ‘오락가락’ 주차 행정에 도로 위 불법 전시관도[사례1] 제주시 고마로 인제공영주차장. ‘오락가락’ 주차 행정의
# 정부・지자체 에너지 정책, ‘신재생’에 방점[좌승훈 칼럼] 에너지 정책의 최근 화두는 신재생이다. ‘탈 원전’ ‘탈 석탄’을 내건 문재인 정부의 에너지 정책이 그렇고, 원희룡 도정이 추진 중인 ‘카본 프리 아일랜드(Carbon Free Island, 탄소 없는 섬)’ 프로젝트가 그렇다.정부와 제주도의 계획이 예상대로 추진된다면, 그야말로 ‘그린빅뱅(Green Big Bang)'이다. 화석연료가 없는 새로운 환경이 조성되는 것이다.또한, 신재생에너지와 전기자동차 테스트 베드(test bed)로 자리 잡은 제주도
[좌승훈 칼럼] 제주 관광 활성화의 최대 수혜자는 한국공항공사다. 중국 정부의 한국 관광 금지 조치에도 큰 영향은 없다. 내국인 관광객 비중이 큰 제주노선이 있기 때문이다. 1분 40초마다 비행기가 뜨고 내린다. 제주공항은 단일 활주로로 운영되는 전 세계 공항 중 터키의 사비하곡센 공항에 이어 두 번째다. # 제주공항 국내선 여객 처리 실적 1위…이용료・임대료↑관광객 급증 추세와 함께 교통난과 쓰레기 처리난으로 몸살을 앓는 제주이지만, 정작 한국공항공사 입장에선 제주가 ‘
[좌승훈 칼럼] 제주시 광양 4길 30-1에 있는 사단법인 동려(同旅). ‘같은 길을 가는 나그네’라는 뜻을 가진 동려는 지난 1975년 2월 설립됐다. 서귀포오석학교, 제주등하학교, 제주장애인학교와 더불어 제주도교육감 지정 비정규 학교다. 1967년 서귀포재건학교로 문을 연 산남지역의 오석학교와 함께 산북지역을 대표하는 야학(夜學)이다.만학의 꿈 앞에 나이는 숫자일 뿐이다. 현재 동려평생학교에는 1932년생의 김순여・박점례(중등반) 할머니부터 10대 청소년에 이르기까지 총 245명(동려평생학교 233명・동
[좌승훈 칼럼] 바다색의 사전적 의미는 ‘바닷물의 빛깔과 같이 녹색을 약간 띤 파란색’이다. 표준국어대사전 최신판에서는 삭제된 단어인 ‘바닷빛’은 ‘멀리서 바라본 바다와 같이 푸른빛’이라고 한다. 이처럼 바다색은 깨끗한 느낌의 ‘파랗다’와 시원한 느낌의 ‘푸르다’로 통용된다. 그러나 이는 바다색에 대한 보편화된 표현일 뿐, 특정 색을 딱 꼬집어 얘기할 수 없다.# 제주의 바다빛은 변화무쌍(變化無雙) 그 자체다제주의 바다 빛이 그렇다. 파랗고 푸른 것만 있는 게 아니다. 제주의 바다색은 팔색조(八色調)다. 제주의 바다색은 햇빛의 반사
[좌승훈 칼럼] 제주 삼다수를 생산하고 있는 제주도개발공사(이하 JPDC)는 도내 많은 청년들이 선망하는 직장 중 하나다. 제주지역 대표 지방공기업으로서 '제주 지하수 공수화(公水化)' 정책 속에 독점 구도를 더욱 공고히 하면서 안정적인 성장세를 구가해 왔다. 도내에선 몇 안 되는 ‘신이 내린 직장’이라고도 한다.제주 삼다수는 ‘국민의 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지난 1998년 3월 첫 출시 이후, 20년 가까이 국내 먹는 샘물시장에서 점유율 1위, 브랜드 선호도 1위, 고객 만족도 1위를 지켜왔다.그러나 삼다수 명성
[좌승훈 칼럼] 제주지역경제를 떠받쳐 온 부동산시장이 거품 붕괴로 위기감이 확산되고 있다. 지역 주택시장은 완전히 맥이 빠졌다. 지난 4월 말을 기준으로 올 들어 도내에 새로 분양된 10개 아파트 단지 중 매진된 곳은 단 한 곳도 없다.불과 6개월 전, 제주시 도남동 ‘해모로리치힐’ 청약 경쟁률이 평균 130대1, 최고 212대1을 기록한 것과는 180도 달라졌다. 이제는 분양률을 따지는 게 아니라 계약률이 중요해졌다.# 미분양 914가구 ‘가파른 증가세’…공급 과잉도 ‘악재’제주도내 미분양 물량은 가파른 증가세를 보이
[좌승훈 칼럼] 지금 우리 사회의 최대 화두는 일자리 창출이다. 일자리 창출과 확대야말로 부의 분배와 복지에 이르는 최선의 사회 안정 대책이다.지난 5.9 대선 때도 그랬다. 대선주자들은 너나 할 것 없이 일자리 창출을 앞세웠다. ‘일자리 대통령’을 표방했다. '공공부문 일자리 81만개 창출'을 공약으로 내건 문재인 대통령의 첫 업무 지시도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 설치였다.미국의 트럼프 대통령도 예외가 아니었다. 당선 후 처음으로 가진 기자회견에서 ‘일자리(Job)’라는 말을 17차례나 되풀이했을
[좌승훈 칼럼] 제주시 연동 7길. 이 곳 남북 방향의 차 없는 거리 448m 구간은 바오젠(寶健) 거리다. 서귀포시 이중섭 거리와 함께 제주를 대표하는 특화거리 중 하나다.바오젠은 중국 건강용품 회사다. 2011년 9월 8차례에 걸쳐 1만4000여명의 인센티브 관광단을 보내온데 대한 화답 차원에서 조성됐다. 유커(游客) 명소로서, 지속적으로 중국인 관광객을 유치하자는 의미도 담겨 있다.그러나 도민들에게는 불편하고 기이하고 낯설음이 공존하는 곳 또한 바오젠 거리다.중국 특정 기업명을 딴 거리명이 과연 적절한 것인지, 그리고 기업유치
[좌승훈 칼럼] 제주도내 각 정당에서 운영하고 있는 5・9 대선 선대위는 내년에 치러질 6・13 지방선거 구도를 예측할 수 있는 가늠자다.지방선거 입후보 예상자들이 각 정당 선대위에 대거 합류하면서 일찌감치 치열한 공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광역 단체장 선거든, 지방의원 선거든, 이들에게는 이번 대선이 지방선거를 향한 징검다리나 다름없다. 현재 이들은 각 선대위에서 참모나 조력자 역할을 하면서 지방선거를 준비하고 있다.각 정당들도 대선이 끝난 후 시작될 지방선거 국면에서 우위를 점할 수 있다는 계산에 지역
[좌승훈 칼럼] ‘제주’하면 떠오르는 이미지. 국제자유도시, 특별자치도, 관광 1번지, 평화의 섬, 유네스코 3관왕(생물권보전지역, 세계자연유산, 세계지질공원)….부정적 이미지도 있다. ‘갈등의 섬’이다. 지금 도내에는 수많은 현안이 하루가 멀다고 분출하고 있다. 과거에 비해 갈등 유형이 다변화되고, 영역도 훨씬 넓어졌다.더 큰 문제는 갈등 해결·조정 능력은 거의 바닥 수준이라는 점이다. 작은 대립도 어느 순간 갈등으로 증폭돼 버리는 구조가 됐다.갈등구도가 구조화·장기화되면서 지역사회의 활력을 떨어뜨리고, 경쟁력을 훼손
[좌승훈 칼럼] 제주특별자치도가 추진하고 있는 시민복지타운 행복주택 건설사업을 두고 찬반 논란이 더욱 거세지는 모양새다.행복주택은 대학생, 신혼부부, 사회 초년생 등이 주변 시세보다 20~40% 싼 임대료를 내고 살 수 있는 공공임대주택이다. 과거 도심 외곽이나 그린벨트에 들어섰던 공공주택과는 달리, 도심 내부에 지어져 교통이 편리하고 접근성이 좋은 것도 이점이다.취지가 이러할진대, 찬성은 그렇다 치고, 왜 반대인가?문제는 정책의 일관성과 연속성에 있다. 도시기본계획은 도시의 기본적인 공간구조와 장기발전방향을 제시하는 종합계획이다.
[좌승훈 칼럼] 제주해군기지(제주민군복합형관광미항)에 대한 해군의 구상권(求償權) 철회를 요구하는 목소리가 최근 더욱 구체화되고 있다.이유는 명확히 나와 있다. 구상금 청구 소송이 지속되는 한 갈등 해결은 어렵기 때문이다. 소송이 끝나더라도, 장기간의 재판으로 패인 갈등의 골은 쉽게 해소되지 않을 것이다.해군은 2015년 8월 대한상사중재원의 중재 판정을 통해 공사 지연에 따른 손실비용으로 해군기지 항만 1공구 공사를 맡은 삼성물산에 대해 273억 원(이자 포함)을 물어줬다.해군은 이 가운데 주민과 활동가, 단체들의 불법 행위로 공
[좌승훈 칼럼] 제주첨단과학기술단지 내 아파트 조성 사업을 두고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파트 단지가 잇달아 조성되면서 당초 목적이 퇴색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동북아의 실리콘밸리를 목표로 했으면 당초 목적에 집중하라는 주문이다.제주시 영평동 109만8,878㎡ 부지에 자리 잡은 제주첨단과학기술단지는 제주도내 첫 공공 개발형 국가산업단지이다. 제주국제자유도시개발센터(이하 JDC)가 총사업비 5,800억 원을 들여 2010년 준공했다.# 해발 370m 중산간 자락에 1,544세대 아파트 조성그러나 해발 370m
[좌승훈 칼럼] 제주특별자치도의회 의원들의 외유성 해외 출장・연수가 또다시 여론의 도마 위에 올랐다. 지방의회 의원들의 외유성 해외 나들이 논란은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1995년 6.27 지방선거를 통해 지방자치제도가 부활된 후 계속돼 왔다. 고질적이다시피 됐다.유권자들이 손가락질을 하든 말든, 때만 되면 무슨 병이 도진 것처럼, 앞 다퉈 비행기를 탔다. 한마디로 비뚤어진 특권의식의 소산이다.최근 제주도의회는 환경도시위의 주관으로 4박 6일 일정의 인도 연수를 다녀왔다. 의원 3명을 비롯해 집행부와 산하기관 직원 등
[좌승훈 칼럼] 국내 저비용 항공사(Low Cost Carrier)는 총 6군데다. 수도권 수요는 기본이고, 지역 내 충성고객 확보를 위해 저마다 지역토착 기업임을 강조하며, 차별화를 꾀하고 있다.게다가, 지방 공항은 저비용 항공사의 성장 거점이자, 미래가 되고 있다. 대형 항공사와 해외 저비용 항공사가 진출하지 않은 지방 공항을 거점으로 앞 다퉈 국제선 노선을 만들고 신규 수요를 적극 창출하고 있다.# 기존 6개사 외 5개사 가세…시장 포화 출혈경쟁 예고항공사도 더 늘 전망이다. 기존 제주항공, 진에어, 에어부산, 이
[좌승훈 칼럼] 투자진흥지구는 제주특별자치도가 핵심 산업 육성과 투자 유치를 위해 500만 달러이상 투자하는 국내・외 자본에 조세 특례를 주는 제도이다. 투자진흥지구로 지정되면, 각종 인센티브가 주어진다.문제는 과연 투자진흥지구가 지역경제에 활력을 주고 건전한 성장에 실질적으로 기여하고 있는가다.결론부터 얘기하면 순기능보다 역기능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크다. 제도가 운용된 지 15년이 돼 가지만, 거품투성이다. 간판과 구호만 거창할 뿐 내실이 없다. 사업자들은 지구 지정 과정에서 너나 할 것이
영화 ‘명량’이 관람객 1600만 명 돌파라는 경이적인 기록을 세우며 연일 신기록을 깨고 있다.그렇다면 왜 이런 현상이 일어나는 걸까? 배우들의 연기력이나 감독의 연출력만 뛰어나서 그런 것일까?아마 지금 우리가 처해있는 입장과 너무나 닮은꼴들이 많아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 건 아닐까?1592년 일본의 도요토미 히데요시가 조선을 침공한다. 소총으로 무장한 왜군들은 파죽지세로 한양을 향했다. 선조는 자기만 살겠다고 한양과 백성을 버리고 의주로 도망을 가서는 정권을 뺏길까봐 전전긍긍했다.그러나 이순신 장군의 수군들은 열악한 상황에서도 연전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대중교통에 대한 혁신을 감행하겠다고 공약했다. 하지만 지금의 제주도의 조직이나 인프라는 ‘대중교통 혁신’은 멀어 보인다.제주 버스정보시스템(BIS)센터 담당자는 현재 무기 계약직 2명과 방송통신 7급 공무원 1명 등 3명으로 구성돼 있다.제주 첨단교통시스템(ITS)센터에서 약 10여명이 근무하고 있고, CCTV센터에서 100여명이 근무하고 있는 것과는 상당히 비교되는 인원이다.제주 BIS센터 관리운영요원 1명의 업무는 즉결민원처리, BIS센터 및 현장장비 운영, 버스정보시스템 구축사업 진행
태풍 ‘나크리’가 올라온다.어제 태풍을 맞이할 준비로 하루 종일 농장에서 이것도 치우고, 저것도 치우고, 옮기고, 가두고, 싸고, 쌓고, 묶고….그래도 불안해 농장엘 와보니 밀감컨테이너 박스는 비바람에 이리 뒹굴 저리 뒹굴 한다.비만 쫄딱 맞으면서 허겁지겁 박스들을 옮기고 관리사에서 머리며 젖은 옷을 수건으로 닦다보니 갑자기 이런 행동이 우스워 보인다.분명 어제 다 치웠다면 이런 생고생을 안 해도 되는데 말이다.이래서 어머니는 ‘미리미리 준비하라’고 하셨나보다.대충 옷을 갈아입고, 농장을 다시 둘러보려고 하는데 비바람이